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1조 4,000억원 규모의 카자흐스탄 발하쉬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대해 계약해지 통보를 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이날 1조 4,000억원 규모의 발하쉬 발전소 프로젝트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이유는 발주처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연에 따른 공사착수지시서 미발급이다. (★관련기사 서울경제 2015년 8월 15일자 1면 참조)
이와 함께 삼성물산은 지난달 31일 카자흐스탄 측에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일정 시점에 기초자산을 매도할 권리인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우발사업 손실 최소화 차원에서 사업진행 중단을 결정하는 풋옵션 행사를 통보하고, 설계·조달·시공을 일괄 도급하는 EPC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삼성물산이 투자한 금액 1억 9,300만달러는 풋옵션 행사로 회수하고, 향후 현장 실사를 통해 공사 대금 정산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발하쉬 프로젝트는 지난 2009년 삼성물산과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카자흐에서 수주한 최초의 민자발전(IPP)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50억달러다. 삼성물산이 현지 국영기업인 삼룩과 50대50 비율로 설립하는 합작사(BTPP)가 15억 달러를 부담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발하쉬에 카자흐 전체 발전용량의 9%에 이르는 1,320MW급 발전소를 지은 후 한전이 삼성물산 지분을 인수, 20년간 운영할 계획이었다.
특히 발하쉬 프로젝트는 전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자원개발을 위해 수주를 적극 지원했던 사업이다. 현 정부 들어서도 지난해 6월 카자흐를 방문해 양국 합작사가 발전소 건설 후 20년간 생산한 전기를 현지 국영송전망(KEGOC)에 연간 9억 4,000만달러에 공급하도록 하는 계약을 끌어내며 힘을 실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카자흐 정부가 대주단이 요구해 온 발하쉬 발전소의 전력구매계약에 대한 정부 보증 요구를 최종적으로 거부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대주단이 전체 사업비의 70%(35억달러)를 제공하는 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 특성상 투자비 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돼 정부 보증 없이는 자금줄 동원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만 하더라도 정부와 삼성물산 측은 발하쉬 프로젝트가 재개될 수 있도록 돌파구를 찾겠다는 입장이었으나 결국 더 이상 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포기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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