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가 ‘9월 역주행’의 아이콘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여자친구가 차트 역주행을 시작해 최고의 걸그룹으로 떠오른데 이어 올해도 한동근이 9월 차트 역주행을 하고 있다. ‘차트 역주행’은 음원 시장의 디지털화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음원 시장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깜짝 스타의 등장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내년엔 또 어떤 ‘9월 역주행’ 아이콘이 등장할지 벌써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올해 ‘9월 차트 역주행’ 아이콘은 가수 한동근이다. 그는 지난 2013년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3’ 우승자로, 이후 발표한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복면가왕’, ‘듀엣 가요제’ 등을 통해 가창력과 감성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2년 전 발표한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차트 역주행을 시작, KBS 뮤직뱅크 등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 8월 발표한 ‘그대라는 사치’도 상위권에 오르면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걸그룹 여자친구가 차트 역주행의 스타트를 끊었다. 당시 여자친구는 9월 초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비가 내려 미끄러워진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다가 수차례 넘었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일어나 무대를 마무리한 일명 ‘꽈당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되면서 국내외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덕에 여자친구는 ‘오늘부터 오늘은’의 재시동을 걸 수 있었고, 올해 ‘시간을 달려서’와 ‘너 그리고 나(나빌레라)’ 등의 연이은 성공이 가능했다.
이처럼 ‘차트 역주행’으로 잊혔던 곡과 가수가 스타로 부상한 데는 플랫폼 환경의 변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음반 발매 이후 가요 순위에 오르지 못하면 활동 한번 활발하게 하지 못하고 사장됐다. 그러나 이제는 디지털 음원 시장으로 음반 시장이 재편돼 대중이 원한다면 ‘차트 역주행’이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스타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음반을 발매하고 나서 길게는 4주 정도 활동을 한 후에 모든 활동이 종료되는 음반 중심의 흐름이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가요 시장이 음원이 중심이 되면서 대중의 선호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이것이 음원 순위 및 시장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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