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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의 탑에서 큐레이터로…"탐나는 작품들만 엄선"

최승현, 소더비 초빙 큐레이터로

내달 홍콩경매 출품작 선정

작품의 철학·아름다움 등 따져

젊은 취향 맞추고자 1년여 준비

동서양·신진 작가 등 조화 고려

바스키아 그림 '왕관'만 있지 않아

대표성 연연 않고 취향대로 골라

소더비의 초빙 큐레이터로 지난 1년간 28점의 작품을 엄선한 빅뱅의 탑이 오는 10월3일 홍콩에서 열릴 경매에 앞서 19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출품작을 공개하고 장 미셀 바스키아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저처럼 젊은 컬렉터가 보는 관점으로 젊은 취향에 맞는 작품들을 보여드리고자 1년여를 준비했습니다. 작품이 갖는 개념과 철학이 얼마나 새로운지를 우선으로 따졌고 그것이 갖는 아름다움의 크기도 엄선해 작품을 골랐습니다. 정말 아이 같은 마음으로 내가 갖고 싶고 탐나는 작품들을 택했지만 동서양의 거장과 젊은 작가들을 다양하게 섞어 앙상블을 고려했습니다.”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로 무대 위의 탑(29·본명 최승현)은 화려하지만 소더비의 게스트 큐레이터로 전시장에서 만난 탑은 차분했다. 태도는 진지하고 취향은 분명했다. 탑은 세계적인 경매회사 소더비의 초빙 큐레이터로 참여해 엄선한 28점의 작품을 오는 10월 3일 홍콩에서 열리는 소더비의 이브닝 경매 ‘#TTTOP’에 올린다. 탑과 소더비는 19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품작 중 13점을 공개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 루돌프 스팅겔, 장 미셀 바스키아 등의 서양 거장과 김환기·박서보·이우환 등의 국내 거장의 작품이 두루 포함됐다.

출품작 선정에 대해 탑은 “유명한 작가의 대표적 아이콘에 연연하지 않았다”면서 “바스키아의 그림이라고 해 꼭 ‘왕관’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어둡고 묵직한 바스키아의 작품치고는 비교적 밝고 긍정적이면서 발랄한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작품을 골랐다”며 자신의 취향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소더비의 아시아 현대미술 스페셜리스트인 유키 테라세와의 인연으로 1년여 전부터 경매 출품작 큐레이션을 시작했다. 이미 탑은 지난해 싱가포르 아트사이언스뮤지엄에서 열린 ‘아이존(The Eye Zone)’에 큐레이터로 참여한 적이 있고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양혜규의 개인전에 자신의 의자 컬렉션을 선보인 컬렉터이기도 하다. 또한 탑은 “어머니를 비롯한 외가 쪽 여성들이 모두 미술을 전공했고 외할아버지의 외삼촌이 김환기 화백이며 이모부의 아버지가 이인성 화백”인 배경 덕에 어린 시절부터 미술과의 인연이 깊다.

특히 탑은 꼭 경매 출품작으로 꼭 넣고자 애를 쓴 김환기의 작품 ‘비행(Flight)’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어릴 적에 김 화백이 1968년쯤 쓴 일기 글을 봤어요. ‘선(線)인가, 점(點)인가, 선보다는 점이 개성적인 것 같다. 점들이 모여 형태를 상징하는…이런 걸 계속해보자’는 구절이 있었고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푸른빛은 서양의 블루가 아닌 한국만의 청색이다’라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어릴 때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배우고 느끼고 조금씩 성숙해지면서 그런 느낌을 알게 되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김환기의 유명한 ‘점화’가 197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직전인 1960년대 말 작품과 초창기 작품도 참 좋습니다. 이번 작품은 미니멀리즘으로 가기 직전의 작품인데다 ‘환기 블루’가 인상적입니다.”

또 경매에는 무라카미 다카시, 고헤이 나와 등의 세계적 작가들이 탑을 위해 내놓은 특별 제작 작품도 포함됐다. 무라카미와의 협업 작품 ‘자느냐 자지 않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Sleep, or not to sleep-that is the question)’는 탑이 사용하던 베개를 작가에게 보내 그림을 그려달라고 제안해 탄생했다. 탑은 “1910년 마르셀 뒤샹이 변기를 내놓고 ‘샘’이라 제목 붙인 작품처럼 ‘이것 또한 예술이다’라는 개념을 오마주하는 동시에 셰익스피어의 ‘햄릿’ 대사를 인용해 ‘어떤 것이 현대미술이고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1744년 설립된 세계 최고의 경매회사인 소더비는 에릭 클랩턴, 엘튼 존 등의 유명 팝아티스트와 협업해 그들의 컬렉션을 경매에 선보인 적은 많지만 이번 탑의 경우처럼 초빙 큐레이터로 작품 선정을 일임한 사례는 흔하지 않다. 탑은 “아시아의 젊고 좋은 작가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 경매 수익금의 일부는 그들을 후원하는 ‘ACC(Asia Cultural Council)’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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