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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략폭격기 B-1B 군사분계선 무력시위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21일 오후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B-1B가 한국에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1B는 착륙에 앞서 미사일과 유도폭탄 등으로 무장한 채 군사분계선(MDL) 부근까지 비행하며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평택=연합뉴스






미국이 21일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를 한반도 상공에 8일 만에 전개하며 대북 무력시위를 벌였다.

특히 B-1B 2대는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채 군사분계선(MDL)에서 30여㎞ 떨어진 경기 포천 미군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훈련장) 상공을 거쳐 오산기지에 도착했다. 미국 폭격기가 이 같은 비행루트를 설정한 것은 처음이라 이는 대북 경고로 보인다. 미 7공군사령관 토머스 버거슨 중장은 “오늘 보여준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옵션 중 하나일 뿐”이라고 밝혀 전략무기 추가 전개 가능성도 내비쳤다.

B-1B 2대는 이날 오전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이륙한 뒤 MDL 남쪽 동부전선 및 영평사격장 상공을 거쳐 오후1시10분께 오산기지 상공에 도착해 앞뒤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저공비행을 했다. 미국이 B-1B를 한반도에 전개한 것은 지난 13일에 이어 8일 만이다.

우리 공군 F-15K 2대와 미 공군 F-16 2대의 호위를 받으며 비행한 B-1B 2대 가운데 앞서던 1대는 곧바로 괌 기지를 향해 떠났고 뒤따르던 1대는 선회비행을 하며 오산기지에 착륙했다. B-1B의 한국 착륙은 이례적인 일로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B-1B는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이며 최대 속도가 마하 2로 폭격기 가운데 가장 빠르다. 재래식 무기 탑재 능력도 가장 커 다량의 폭탄으로 적지를 융단폭격할 수 있다.

미국이 B-52, B-2와 달리 핵폭탄을 탑재하지 않은 B-1B로 대북 무력시위를 벌인 데는 한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무장론에 대한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핵폭탄 탑재 능력이 없이 재래식 병기를 적재하는 B-1B만으로도 북한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은 “이 폭격기는 공군 전력 중 가장 많은 양의 유도 및 비유도 무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장소나 시간과 관계없이 적에 엄청난 양의 정밀 및 비정밀 무기를 신속하게 전개할 수 있다”면서 “이번 폭격기 착륙은 13일의 비행에 이어 이뤄졌으며 이는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첫 단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미군 관계자는 미 7공군이 오산기지에 착륙한 B-1B를 24∼25일 부대 공개행사인 ‘에어파워 데이’에서 일반에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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