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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고객 입장서 가격 제시하라

조성주 KAIST 경영대학 교수

'더 많은 일 하고 비용은 기존보다 조금 낮게'

활용가치 기반 값 매기면 소비자 설득 쉬워

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




“혁신 제품을 출시한다면, 가격을 어떻게 설정하면 좋을까요?”

경영학 수업에서 교수가 질문을 했다.

“원가에 적절한 이윤을 붙이는 것입니다.”

가격 설정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생산자 입장에서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울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의 이윤이 적절할까.

“높은 이윤을 붙여서 고가 전략으로 가는 것입니다.”

이익이 많아서 좋기는 한데 잘 팔릴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최소한의 이윤을 붙여 저가 전략으로 가고 시장을 장악한 다음 가격을 올리는 것입니다.”



좀 더 전략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애초에 원가가 높으면 최소한의 이윤을 붙여도 저가 전략이 불가능할 수 있다. 좀 더 근본적인 문제점은 원가 산정의 어려움이다. 연구개발(R&D)에 많은 비용이 투입된 제품들은 단위당 원가를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가격 설정시 사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경쟁제품과 비교하는 것이다. 경쟁 제품의 인지도·품질·성능·디자인 등을 자사 제품과 비교해 설정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가장 쉽다. 다만 혁신 제품이라고 하니 경쟁 제품이 없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고객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고객 지향적인 답변이다. 이 경우 대부분 ‘얼마면 구입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다. 문제는 어떻게 물어보느냐에 따라 결과의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면대면으로 물어보면 고객이 자기 체면을 위해 높은 가격을 말할 가능성이 높다. 설문을 하면 낮은 가격에 체크할 가능성이 높다. 또 제품의 설명 방식, 기능 소개 방법 등에 따라 희망 가격이 달라진다는 연구도 있다. 답은 쉽게 나와도 의구심이 든다.

이왕 고객에게 물어본다면 고객 가치에 기반한 설정 방법을 알아보자. 혁신적인 제품은 주로 고객이 가지고 있는 불편함을 해소해 주는 솔루션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고객들은 혁신 제품을 활용하기 전까지 무언가 불편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과 비교해 나은 가격을 찾는 것이다.

P사는 자영업 매장의 출퇴근 관리 솔루션을 개발했다. 가격은 어떻게 정했을까. 우선 매장 점주들이 기존 출퇴근 관리를 어떻게 해왔는지, 불편한 점이 없었는지 확인했다. 대부분 종이에 적고 나중에 합산해 세무대리인에게 보내 정산하고 있었다. 급여명세서를 만드는 것도 귀찮은 일이었다. 점주 한 명이 한 달 평균 3~4시간 정도 이 일을 해왔다고 한다. 인건비만 3만~4만원 수준이다. P사는 자동 출퇴근 관리에 자동 급여 계산, 4대 보험 계산, 세무대리인 연계, 급여명세서 등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놨다. 더 많은 일을 자동으로 해주며 가격은 기존 소요 인건비보다 낮게 책정했다. 고객 가치 기반 가격설정의 사례다.

원가가 얼마라서 가격이 이렇다는 것은 생산자 입장이다.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설명하고 고객에게 이익이 되는 가격을 제시한다면 설득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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