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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남 탓만 하는 한미약품

바이오헬스부 김영필기자





‘7억3,000만달러(약 8,500억원) 규모 라이센스 아웃 및 글로벌 판권. 당시 제약 사상 역대 최대규모’

신문 기사가 아니다. 한미약품 홈페이지의 연구성과 부분에 있는 베링거잉겔하임에 대한 ‘올무티닙’ 기술수출에 대한 설명이다.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노피 계약 건도 ‘39억 유로 규모 라이센스 아웃 및 글로벌 판권. 제약사상 역대 최대규모 계약 경신’이라고 나와 있다. 그 어디에도 ‘마일스톤(단계적 기술수출료)’이나 상황에 따라 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는 설명은 없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최근 마일스톤과 관련해 언론의 보도 관행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한미약품 스스로 마치 수출이 다 끝나 기술수출에 따른 총액을 다 받을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해온 것이다. 주가가 오를 때는 손 놓고 있다가 초대형 악재가 터지니 언론 탓을 한다. 한미의 두 얼굴인 셈이다.

기자가 확인해보니 베링거잉겔하임은 지난달 30일 본사와 미국 법인 홈페이지에 한미와의 계약종료에 대한 보도자료를 올렸다. “약 개발 동안 한미의 협조와 헌신에 감사한다”는 부사장 코멘트까지 들어가 있다. 갑작스럽게 계약파기를 통보했다는 회사치고는 나름대로 체계적이다. 반면 한미는 30일 정정공시를 알리는 내용 외에는 지난 2일 기자회견 때까지 각종 논란에 대한 보도자료 하나 내지 않았다.



한미의 남 탓은 더 있다. 공시 지연에 대해서는 한국거래소 탓을 했다. “지난해에는 총액으로 공시하되 변동사항이 생기면 정정을 하면 된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말에 공시가 늦었다는 게 한미의 해명이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한미의 의지만 있었다면 개장 전에 공시를 할 수 있었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은 두려워하면서 투자자는 무서워하지 않은 꼴이다.

언제까지 언론의 과열 보도, 거래소의 말 바꾸기, 종잡을 수 없는 다국적 제약사 핑계만 댈 것인가. “나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주변이 난리다”라는 생각으로는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은 너무나 먼일 같다.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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