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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CLIP] 좀비가 묻는다 "넌 인간다워?"

대한민국이 ‘좀비 열풍’에 빠졌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을 시작으로 ‘서울역’, 최근 개봉한 ‘아이 엠 어 히어로’ 등 좀비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대형 테마파크들도 나서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가을밤을 오싹한 공포로 물들이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처




대한민국이 ‘좀비 열풍’에 빠졌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부산행’을 시작으로 ‘서울역’, 최근 개봉한 ‘아이 엠 어 히어로’ 등 좀비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대형 테마파크들도 나서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가을밤을 오싹한 공포로 물들이고 있다.

왜 하필 ‘좀비’일까.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괴물들은 인간 심리에 내재된 두려움을 상징한다. 유령은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두려움, 늑대인간은 인간 내면에 잠재된 폭력성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낸다.

심리학 콘텐츠 전문 채널인 ‘마인드 스파이(https://www.youtube.com/watch?v=YBAyguECJjQ)’는 좀비가 우리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군중에 대한 공포’를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대화가 안 통하는 광신도들이나 선동·군중심리에 의해 움직이는 인간의 모습에 대한 두려움이다.



좀비는 인간 그 자체의 모습을 한 괴물이다. 총이나 칼에 쉽게 저지되지만 떼를 지어 몰려오고 주변 사람들을 자신과 같이 괴물로 만든다는 점에서 두려운 존재다. 영화 ‘부산행’에서 정부는 사태 초기 좀비를 ‘대규모 폭동 시위’라고 발표하며 괴물들과 시위하는 군중들을 동일하게 분류했다. 이는 어떤 프레임에서 대상을 정의할지를 결정하는 정치권력과 매스컴이 ‘대화가 불가능한 존재’로 낙인찍힌 사람들 자체를 좀비처럼 보고 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좀비는 이런 군중에 대한 공포를 의미한다.

하지만 진짜 무서운 것은 좀비 그 자체가 아니다. 공포는 좀비 그 자체가 아닌, 살아남은 자들이 좀비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시작하고 인간답지 못할 때 찾아온다. “어쩔 수 없다”며 합리화하고 기차를 출발시키거나 감염이 의심된다고 생존자들을 격리시킨 사람들. 생존자들 사이에서 권력을 잡기 위해 좀비를 이용해 공격하는 인간. 결국 좀비가 아닌, 인간 간의 신뢰가 깨질 때 진짜 재난이 찾아온다. 그렇다면 좀비가 없는 세상에서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과연 쉬운 일일까. 이어지는 좀비 열풍 속에서 우리는 과연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새겨보고 생각을 해봐야 할 때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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