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보이콧’ 당론을 어기고 국회 국방위원회를 소집한 당 소속인 김영우 국방위원장에 당 지도부가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전쟁이 나도 국방위는 열려야 한다’고 말한 김영우 위원장을 겨냥해 “전쟁이 열리면 전쟁에 몰두해야지 왜 국방위를 열어 사령관을 불러젖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전쟁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군이 하는 것”이라며 “국회의 영역이 있고 정부의 영역이 있다”고 말했다. 당론을 거부한 김 위원장을 정 원내대표가 공개 비판한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국감에 불참하라는 당론을 거부하고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 국감에 참석, 위원장석에서 방위사업청 국감 개의를 선언했다. 여당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 가운데 국감을 위한 회의를 연 것은 국방위가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김 위원장이 당론과 달리 국감 사회를 보겠다고 밝혀 김무성·권성동·조원진·황영철·김도읍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회 본관의 국방위원장실을 찾아가 불참을 종용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국방위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금 국방위원장실에 갇혀 있다”면서 “안타깝다. 이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국방위 국감이 무산되자 김 위원장은 자신의 방에서 나와 기자들과 약식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나는 국방위원장이고 국회 국방위원회는 전쟁이 나더라도 열려야 한다는 게 내 소신”이라며 “1초, 1분도 국방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일로 당내 친박계 일부에서 김 위원장 징계 가능성이 제기됐고 정 원내대표가 공식적으로 비판에 가세한 것이다. 친박인 홍문종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에 오는 e메일이나 전화 이런 것들은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하게 질책을 가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징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비박계에서는 징계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을 줘야 한다며 두둔하는 입장이다. 황영철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방위원장으로서 국방위원회를 정상적으로 이끌어갔다는 사유로 징계를 준다면 새누리당은 옹졸한 당이 된다”고 말했고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지금과 같이 엄중한 시기에 국방위 국감을 하겠다는 (김 의원의) 뜻에 100% 동감한다”고 징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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