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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막강 캐스팅, 대형 마케팅 누른 입소문의 힘

'미스 페네그린' '맨인더다크'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로 추락

작품성 호불호에 개봉 직후 관객 하락세, 300만 돌파도 미지수

초특급 스타들로 구성된 막강한 캐스팅, 꾸준히 주목받아온 한국형 느와르, 대대적인 마케팅까지 ‘완벽한 흥행’을 꿈꾸던 영화 ‘아수라’가 개봉 2주차 주말에 접어들며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아수라’는 개봉 5일차이자 황금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3일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하 미스 페레그린)에 박스오피스 1위를 내준데 이어 6일에는 ‘맨인더다크’에도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개봉직후 ‘역대 최고, 역대 최다’를 자랑하며 샴페인을 꺼냈지만 뚜껑도 따기 전에 웃음기마저 싹 가신채 이제는 손익분기점 달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다다랐다.





출발은 좋았다. 개봉 첫날인 지난달 28일 ‘아수라’는 47만 관객을 동원하며 청소년관람불과 영화의 역대 최고 스코어를 갈아치웠다. 700만 관객을 동원한 ‘내부자들’과 비교하며 내심 최종스코어는 이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당혹스럽게도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관객에 200만 돌파 시점에서 방향을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신세계’가 기록한 400만 정도로 낮춰 잡았으나 이조차 가능성이 희박하다.

폭발적인 스타트를 기록한 영화의 관객이 이처럼 순식간에 줄어드는건 흔한 일이 아니다. 개봉 직후 배우의 불미스런 사건이 공론화되거나 작품성이 현저히 낮을 때 발생한다. 아수라의 작품성이 최악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최정상급 배우들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동안 느와르 장르의 추세가 남성미 넘치는 액션에서 치밀한 머리싸움, 현실반영, 기억에 남을 장면 등으로 옮겨갔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아수라’는 유행에서 한발 뒤쳐졌다는 부분이 치명적이었다.

초반 관객들의 반응은 호불호로 나뉘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혹평이 주도권을 형성하고 있다. ‘내부자들의 사회고발+신세계의 냉혹함+황해의 잔인함=아수라장’이나 ‘최고급 재료로 만든 비빔밥,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이 없었다’는 등의 재치있는 평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고 있다.





‘아수라’의 부진에 힘입어 같은 날 개봉한 ‘미스 페레그린’은 놀라운 반등을 기록하고 있다. ‘미스 페레그린’은 개봉 당일 매출 점유율 67.4%를 기록한 ‘아수라’에 밀려 고작 11.2%에서 출발했으나, 서서히 치고 올라가 지난 7일에는 36.2%로 12.0%를 기록한 ‘아수라’를 3배 차이로 따돌렸다. 팀버튼 특유의 상상력이 사회성과 대중성을 확보하면서 마니아층만 열광하던 영화세계를 보다 확장시켰다는 평을 받으면서 ‘미스 페레그린’은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 특이한 점은 5일 개봉한 공포영화 ‘맨인더다크’ 역시 6일부터 이틀 연속 ‘아수라’를 제쳤다는데 있다. 개봉 당일 6만127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아수라’보다 1000명 적게 출발한 ‘맨인더다크’는 6일 상황을 역전시킨 뒤, 7일 9만522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4만8309명이 관람한 ‘아수라’와의 격차를 두 배 가까이로 벌렸다.

전문가와 관객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은 ‘미스 페레그린’과 ‘맨인더다크’ 선전 뒤에는 입소문의 힘이 컸다. 이전까지 개봉 전 광고와 마케팅, 시사회를 통한 리뷰 등이 입소문을 형성한데 반해 SNS 보급이 확대될수록 관객의 직접적인 반응이 대중적인 여론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증명했다. 스타캐스팅,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초반 기세는 올릴 수 있으나 작품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흥행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할 시점에 다다른 셈이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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