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42)씨의 과거 ‘영창 발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논란이 되고있다. 지난 5일 국방위 국정감사장에서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이 김씨가 지난해 한 방송사의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행사진행을 하다 “4성 장군 부인을 ‘아주머니’라 불러 13일간 영창에 다녀왔다”는 사연을 털어 놓은 것을 두고 ‘군 모독 행위’라며 국정감사 증인으로 세울 것을 주장하며 사건은 시작됐다.
백승주 의원의 발언으로 인해 국정감사장은 때아닌 한 연예인의 국감 증인 출석 문제로 시끄러웠고, 결국 국방위 국정감사 마지막 날까지 쟁점으로 등장했다. 한 시민단체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협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 연예인의 발언을 놓고 벌어지는 국회의원과 당사자의 ‘진실 공방’. 사건 추이에 따른 김제동의 발언 변화를 정리해봤다.
△“웃자고 하는 얘기를 죽자고 달려들면 답이 없다”
“우리끼리 웃자고 한 얘기를 죽자고 달려들면 답이 없다”. 국정감사에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다음날 경기도 성남시청 야외광장에서 내놓은 김씨의 발언이다.
문제의 프로그램은 지난해 한 방송사의 토크쇼. 일반인 방청객과 김씨의 이야기로 진행되는 이 방송에서 백 의원이 문제 삼은 발언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아주머니 여기 서시고 제가 아주머니 했던 분이 군 사령관 별 4개짜리 사모님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영창을 13일 다녀왔습니다. 나가기 전에 3회 복창하기로 돼 있습니다. 다시는 아줌마라고 부르지 않겠습니다! 다시는 아줌마라고 부르지 않겠습니다!”
4성 장군인 군 사령관의 부인에게 ‘아주머니’라는 호칭을 붙여 후에 13일짜리 영창에 가게 됐다는 김 씨의 발언. 백 의원은 이 발언이 애초부터 거짓말이고, 군을 모독하는 심각한 범법행위라며 국정감사장에서 비난을 시작했다. 이에 당시 자리에 참석 중이었던 한민구 국방장관이 “김씨는 당시 50사단에 복무 중이었는데, 영창에 간 기록은 없다”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언제든지 협력하겠다. 단 나를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 생각해보길”
그는 이날 “만약 국정감사에서 나를 부르면 언제든지 협력하겠다”며 “하지만 준비를 잘 하시고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는 발언을 남겼다. 그는 이어 “당시 내가 ‘방위병’이었는데도 일과 시간 이후 회식 자리에서 사회를 보게 한 것은 엄연한 군법 위반행위였다”는 새로운 이야기도 남겼다. 국정감사에서 김씨의 증인 채택 여부가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국정감사 자리에 연예인을 불러서 묻는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는 여야 모두의 의견이 모여 김씨의 증인 채택이 무산되고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2008년 방송에서는 “군기교육대로 14일 다녀왔다”
이어 지난 2008년 한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씨의 영상이 ‘김제동 영창 발언 종결 동영상’이라는 영상이 논란의 중심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똑같은 사안을 두고 이 방송에서는 14일간 ‘군기교육대’를 다녀왔다고 표현한 김씨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당초 13일로 알려졌던 김씨의 수감 기간과 영창과 군기교육대를 혼동한 발언으로 인해 ‘거짓말’이 아니냐는 여론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제가 있던 부대에서는 군기교육대를 사단 영창이라고도 불렀다”
지난 10일 경기도 화성 융견릉에서 열린 ‘정조 효 문화제’ 초청 역사 토크쇼 자리에서 김씨가 한 발언의 일부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군기교육대와 영창이 다르다고 하는데, 제가 근무한 사단에서는 사단 군기교육대를 영창이라고도 하고 영창을 군기교육대라고도 했다”며 거짓말이 아니었냐는 비난을 일축했다.
△“입을 다물라고 한다고 다물 사람이 아니다”
김씨는 지난 15일 저녁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88수변 무대에서 열린 가수 이승환의 자선콘서트 도중 무대로 올라와 “힘내라고들 하는데 별로 힘들지 않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날 김제동은 이승환의 노래 ‘물어본다’ 가사를 인용해 “도망치지 않으려 피해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며 “여러분만 걱정하지 않으면 된다. 요는 (나는) 입을 다물라고 한다고 다물 사람이 아니다라는 거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발언을 했다. 이는 전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재조사 결과 김제동이 영창에 간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데 따른 입장으로 해석된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