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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물과 미래, 환경 보존을 위한 첫걸음

반 르웬(C.J.van Leeuwen) 네덜란드 KWR(물순환연구소)의 책임교수

반 르웬(C.J.van Leeuwen) 네덜란드 KWR(물순환연구소)의 책임교수




굶어 죽을 것인가? 목말라 죽을 것인가? 20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다. 프랑스 최고의 세계화 전문가 에릭 오르세나는 그의 저서 ‘물의 미래’에서 인류 문명과 역사를 뒤바꿀 최후의 자원으로 물의 중요성을 얘기한 바 있다.

물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불문하고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이며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물은 우리에게 다가올 가장 큰 도전과제다. 미래 공기처럼 그 중요성을 잊을 때가 많지만 물은 인간의 생존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OECD에 따르면 많은 도시들이 도시의 성장, 물 사용자들의 경쟁, 도시 및 농촌 환경오염의 결과로 발생하는 홍수, 가뭄 또는 수질악화 위험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인프라의 노후화와 기존 시설을 변경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도시들도 있다. 이러한 도시들은 대부분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던 시대에서 새로운 인프라로 대체하거나 기존 환경에 새로운 인프라를 결합해야 하는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수돗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돗물을 믿지 못해 생수를 음용하는 사람들의 경우 환경을 파괴하는 데 일조함에도 불구하고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생수 생산량을 늘리려면 채굴을 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지하자원은 고갈되고 자연은 파괴되며 미래 세대가 누릴 수 있는 선택의 여지도 줄어든다.

생수를 담는 플라스틱병 역시 지구를 덮는 쓰레기다. 플라스틱은 쉽게 하천과 해양으로 유입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10년 192개 연안 도시에서 2억 7,5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했다. 이러한 플라스틱 중 약 1.7퍼센트에서 4.6퍼센트가 해양으로 흘러 들어간다. 쉽게 생분해되기 어려운 플라스틱 폐기물은 작은 입자로 분해되어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에서 1년 동안 페트병 사용을 위해 사용되는 기름은 1,700만 배럴로 이는 130만대의 자동차가 1년간 사용하는 기름의 양과 비슷하다. 수돗물 음용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효율성이다. 수돗물의 수질과 맛은 생수나 정수기 물에 뒤지지 않으며 훨씬 저렴하다. 전문가들은 생수를 마시면 연간 2억 원(17억 5,000만 달러)이상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품는 의심은 어쩌면 수돗물에 대한 부정적인 마케팅 때문일 수도 있다. 일부 생수 회사들은 자사의 생수가 청정지역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며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러 차례 블라인드테스트를 통해 수돗물이 생수에 비해 맛이 더 좋고 질도 우수함이 입증된 사례가 많다. 많은 국가에서는 염소(CI)가 없는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많은 선진국들이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차세대 물안전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첨단의 IT 기술을 활용하기도 하고 완벽한 모니터링을 통해 수질을 유지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전 세계가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각국의 물 안전에 관한 지혜를 나누고 더 완벽하고 안전한 물공급방안을 탐색하기 위해 오는 10월 26일 ‘2016 서울국제물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서울시의 가뭄극복과 물 절약을 위한 통합 물 관리 방안도 공유한다니 기대된다. 누군가는 풀어야만 하는 물과 미래라는 숙제를 함께 푸는 자리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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