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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닫은 가계...'적자 가구' 사상 최저

2분기 가처분소득보다 지출많은 가구 20% 그쳐

노후·일자리 불안에 씀씀이 줄여 '불황형 흑자'

가계엔 긍정적이지만 경제전반 소비부진 악영향





씀씀이를 줄여 ‘불황형 흑자’를 내는 가계가 크게 늘어나면서 가처분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가구 비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소득 범위 내에서 소비하는 가정이 많아졌다는 뜻으로 개별 가정에는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최근과 같이 전체 소비가 구조적으로 짓눌린 상황에서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지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현재 전체 가구 중 적자가구 비율은 20.0%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1·4분기 23.1%에서 3.1%포인트 내렸고 지난해 2·4분기에 비해서는 1.3%포인트 미끄러졌다. 이전 최저치는 지난해 3·4분기의 20.8%였는데 기록을 1년도 채 안 돼 갈아치웠다.

적자가구란 가처분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더 많은 가구다. 2·4분기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351만9,000원이었는데 이보다 더 많은 돈을 쓴 가구가 전체의 20%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적자가구 비중은 2005년 1·4분기 역대 최고인 31.4%를 찍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 눈에 띄게 꺾이기 시작해 이제는 10%대까지 넘보고 있다.

이는 불안한 노후, 불안정한 고용 상황에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의 소비지출 비중을 보여주는 평균 소비성향은 2·4분기 현재 70.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균 소비성향은 2004년 81.3%로 80%대를 넘었지만 계속 미끄러지고 있다. 내년에는 60%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자가구 비율이 줄어드는 것은 숫자 자체는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경제 전반을 고려하면 그렇지 않다”며 “소비 둔화가 지속하면서 가계도 불황형 흑자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계소득이 빠르게 불어나 적자가구가 줄어든 것이 아닌, 소비를 줄여 적자가구가 감소하는 일종의 ‘불황형 흑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계의 소득별로 보면 극빈층의 적자가구 비중은 그대로였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의 적자가구만 줄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44%로 지난해와 같았다. 극빈층의 약 절반은 여전히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반면 2분위의 적자가구 비율은 22.3%로 지난해보다 1.5%포인트 감소했고 3분위는 2.8%포인트 줄어든 14.8%였다. 4분위는 0.2%포인트 줄어 11.8%를 기록했고 최상위 소득계층인 5분위의 적자가구 비중은 1.2%포인트 감소한 7.2%로 나타냈다.

임희정 연구위원은 “코리아세일페스타 개최 등 정부가 단기 소비 진작책을 내놓고 있지만 지금은 소비여력이 없어서 돈을 쓰지 않는다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손에 돈을 쥐고 있으려는 것”이라며 “국내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 진작이나 고용 대책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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