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미르재단도 미륵과 연결된다고 한다.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최순실씨의 선친인 최태민 목사가 스스로 미륵이라고 했다”면서 “지금 상황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최순실의 사교에 씌어 이런 일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고 최태민씨에 대해 항간에 도는 얘기를 언급한 것이다. 최태민씨는 지난 1970년대 초 불교·기독교·천도교를 종합했다며 ‘영생교’를 세웠고 교주로 활동했다. 영생교는 원래 신이었던 사람이 원래 신체로 돌아가 신이 되면 불사의 영생체가 된다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후 영생교를 접고 1975년 4월 ‘대한구국선교단’을 설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은 이듬해인 1976년 최씨가 여러 단체를 통합해 만든 ‘새마음봉사단’ 총재를 지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순실)씨가 그냥 측근이 아니고 주술적 멘토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믿을 수가 없다”면서 “만약 그런 게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대한민국 국정시스템이 대응해야 한다. 박 대통령 개인에게 맡길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표에 최씨가 자필로 보라·빨강·하얀 색깔을 써서 대통령의 옷 색깔을 집어넣었다”면서 “단순히 옷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니 대통령 사주와 색깔의 궁합을 맞춰 최씨가 대통령의 신변 안전을 위해 색깔을 지정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저런 문제에 관심을 가져본 일이 없는데 조금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하기도 했다.
여당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은 “신돈이 공민왕 때의 고려를 망하게 한 사건, 괴승 라스푸틴이 니콜라이 2세 때의 제정 러시아를 망하게 한 사건에 버금가는 사건”이라면서 “좌파 집권을 막으려면 건전보수가 살아야 하고 이를 위해 지금은 극약처방이 필요한 시기”라고 촉구했다.
김성태 의원은 “대통령의 사과는 성난 민심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면서 “대통령이 국민 용서를 구하는 자리가 새롭게 마련돼야 하며, 대통령 주변 사람들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과 국정 전반의 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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