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이어 기아차도 3·4분기 실적이 급락했다. 환율 악화와 국내 공장 파업으로 영업이익이 20%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노조가 올 들어 22번째 파업을 진행하면서 손실액은 2조원까지 늘었다.
3조원의 손실을 입은 현대차와 합하면 올해 두 회사가 파업으로 입은 피해금액은 5조원에 육박한다.
기아차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차장을 추가로 투입해 반전을 노릴 방침이다.
27일 기아차는 올 3·4분기 매출 12조6,988억원, 영업이익 5,2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22.5% 줄었다. 앞서 역대 최저 영업이익을 달성한 현대차와 달리 기아차는 사상 최악의 실적은 면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노조가 4시간 부분 파업을 펼치면서 4·4분기 실적 전망 또한 밝지 않다. 기아차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기본급 7만2,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250%+250만원 △글로벌 품질브랜드 향상 기념 격려금 100%+80만원 △저성장 시대 위기극복을 위한 별도 합의 주식 3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의 협상안을 거부하며 현대차와 17만원의 임금 격차를 좁혀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 총 22차례 파업을 진행된 파업으로 기아차는 9만여대, 1조9,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기아차는 파업과 더불어 남은 4·4분기에도 글로벌 경제 성장률 하락과 브라질·러시아 등 신흥국들의 경기 부진으로 경영환경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아차는 전 세계 시장에서 높아진 제품 및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 있는 신차를 앞세워 현재의 위기상황을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우선 세계 최대규모의 중국 자동차시장 공략을 위해 오는 2018년까지 2년간 신차 4개 차종을 추가로 투입한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3·4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에서 2017년 쏘렌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시작으로 SUV 3개 차종, 승용 1개 차종 등 4종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아차의 올해 3·4분기 중국 판매는 출고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특히 SUV 판매 호조에 힘입어 중국 내 SUV 차급 점유율이 지난해 2.4%에서 올해 2.7%까지 늘면서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
아울러 미국 시장에 올해 말 신형 K7, 내년 초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 등을 연이어 출시한다. 유럽에서는 연내 신차 K5 왜건을 출시한다. 신흥시장의 경우는 내년 하반기부터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자동차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내년 초 출시되는 모닝과 프라이드의 신차 효과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기아차 실적이 모두 공개되면서 올해 판매목표인 813만대 달성은 사실성 이뤄내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까지 현대·기아차는 566만대를 판매했다. 4·4분기 판매 실적 집계가 남았지만 판매 목표까지 247만대가량 부족한 상황이라 800만대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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