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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최태민 일가 유착 담긴 70~90년대 과거 기사 분석해보니

75년 첫 인연을 맺은 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아버지 최태민 전 새마음봉사단 총재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꽉 차 있을 뿐, 사심이 없는 사람(88년, 경향신문)”이자 “구국선교단때부터 줄곧 도와주셨고 책임을 도맡아 앞장섰던 분(93년, 동아일보)”이다. 90년부터 ‘최 목사 전횡설’이 돌자 박 대통령은 인터뷰를 통해 “내가 누구로부터 조종받는다는 말은 내 인격에 대한 모독”이라며 “최 목사는 청와대 시절 새마음운동을 하면서 알게 된 사이로 지난 88년 기념사업회를 만들 때 내가 도움을 청해 몇개월 동안 이 사업을 도와주었을 뿐 그 이상의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이들을 둘러싼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상 최악의 국정농단 사태로 터져나왔다.

고 최태민 총재와 그의 가족, 박 대통령의 과거 행적이 담긴 70~90년대 주요 일간지 기사를 소개한다.

▶75년 최태민 주도 대한구국선교단 명예총재 맡은 박근혜 대통령







과거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씨의 인연은 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어머니를 잃고(육영수 여사 사망은 74년) 충격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근혜 씨에게 최 씨는 여러 통의 위로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편지내용은 “어젯밤 꿈에 국모님(육영수 여사)이 나에게 현몽하여 우리 큰딸을 잘 부탁한다. 큰딸은 나라의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등의 말을 했기 때문에 이 편지를 드린다”로 소개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대한구국선교단 총재 관련 첫 기사는 1975년 5월12일자 경향신문 7면에 실렸다. 이 기사는 韓 기독교 초교파 구국기도대회가 경기도 자유의다리 앞 임진각 광장에서 열렸다는 내용. 기사에서는 “최태민 총재는 ”승리를 위해서는 경제력 배양과 아울러 사상적 무장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한국교회는 그리스도의 정신인 십자가를 지고 총화단결해 하나가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 기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한구국선교단의 명예총재로 추대된 박근혜 양“이라고 소개하며 ”‘기독교도 여러분의 단결된 힘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도록 힘써달라’고 격려했다“고 밝혔다.

그 다음달 21일에는 서울 배재고등학교 교정에서 열린 구국십자군 창군식에 박 대통령이 명예총재 자격으로 참석했다는 보도가 같은 신문에 실렸다.





이후부터는 상당수 일간지가 구국십자군과 이를 이끄는 대한구국선교단의 소식을 앞다투어 싣는다. 77년 3월에는 구국야간진료센터 내 치과·침구과 개설을 기념해 테이프커팅에 나섰고 4월에는 구국여성단 발단식에 3,000여명의 여성 단원들을 대표하며 참석했다.



79년에는 최순실 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함께 한 장면으로 방송에서도 수차례 소개된 전국새마음대학생총연합회 주최 제1회 새마음제전이 열린다. 이날 행사에 박 대통령은 ‘예고 없이 참석’해 “무슨 일을 하거나 혼자서는 힘이 들뿐만 아니라 용기도 쉽게 나지 않는 법이다.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이 이렇게 모여 뜻있는 일을 하게 된 것은 행운이다. 이 같은 행운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즉흥 격려사를 남긴다. 당시 행사를 소개한 경향신문 기사에서는 ‘이날 행사가 오전 10시20분 최순실(단국대대학원1년) 전국새마음대학생 총연합회회장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88년8월 최태민 두고 “사심이 없는 사람”



79년10월26일 이후 처음으로 육영수 여사 14주기 분향을 위해 공식석상에 나타난 박 대통령은 레이디경향과 단독 인터뷰를 갖는다. “박 이사장을 싸고 도는 소문 중에 대표적인 것은 최태민 목사가 박근혜 씨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이다. 그에 대한 해명을 한다면”이라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최 목사는 새마음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옆에서 도와줬던 분”이라며 “그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꽉 차 있을뿐, 사심이 없는 사람이다. 최 목사를 직접 만나본 사람은 누구나 그 점을 인정할 것이다”고 말한다.

▶90년8월 박근혜-근령·지만 분란 속에 드러난 최태민





90년 8월말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 도착한 한 통의 탄원서로 박근혜 대통령과 동생 박근령·지만 씨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탄원서에는 “사기꾼 최태민을 엄벌해 최 씨에게 포위당해 있는 언니 박근혜를 전직 국가원수 유족의 보호 차원에서 구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90년11월23일자 동아일보 17면에는 그해 9월3일 박 씨 일가의 추석 풍경을 담았다. 기사에서는 “서울 중구 신당동 고 박 대통령(박정희) 사저에 모인 근령·지만씨와 김종필 민자당 최고위원, 한병기 전 캐나다대사 등 박 씨家의 가족들은 차례상을 앞두고 근혜 씨의 ‘결심’을 재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근혜 씨에 대한 나머지 가족들의 호소는 ‘최태민 씨가 근혜 씨를 등에 업고 육영재단의 운영을 전횡, 돌아가신 분들께 누를 끼치고 있으니 최 씨와의 관계를 끊고 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당시 자리에 있던 가족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11월 육영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난 박 대통령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 목사 전횡설’에 대해 “내가 누구로부터 조종받는다는 말은 내 인격에 대한 모독이다. 최 목사는 청와대 시절 새마음운동을 하면서 알게 된 사이로 지난 88년 기념사업회를 만들 때 내가 도움을 청해 몇개월 동안 이 사업을 도와주었을 뿐 그 이상의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93년11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더라면’ 펴내다



93년 박근혜 대통령은 자전적 수상집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더라면’을 출판한다. 박 대통령은 출판 직후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한다. 인터뷰 기사에는 책의 한 구절이 소개돼 있다.

“열길 물속은 알 수 있어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몇 번 만나보아도 그 됨됨이를 훤히 알 수 있는 것이 사람이지만 몇 년을 보아와도 그 진짜 모습을 모를 수 있는 것이 또한 사람이다. 어수룩한 체하면서 속으로는 딴 마음을 먹고 뒤로는 음모를 꾸미고 음흉했던 사람을 기억하게 된다.(중략) 계속해서 인간에 대해 실망하는 일들이 생긴다. 충성을 이야기하고 뭐가 어떻고 말이 많았던 그도 결국 마음은 자리 하나였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더라면’ 中>

당시 과학부장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던 이화복 동아일보 전 기획위원이 “김재규의 증언에 따르면 박근혜 씨가 주도하던 구국선교단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을 둘러싸고 비리가 있었고, 특히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에 대해 많은 진술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박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최 씨를 두둔한다.

“구국선교단은 교파를 초월해 나라를 위해 일하자는 취지로 출발했습니다. 여기에서 다시 구국봉사단이 조직되고 새마음봉사단으로 이어집니다. 새마음봉사단은 무료진료를 실시해 4백만명에게 의료봉사를 했지요. 또 모내기 등 50만회의 봉사활동과 장학사업도 벌였습니다. 이렇게 활발하게 활동을 하니 이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를 공격하려니 명분은 없고 그렇다 보니 저를 옆에서 도와준 분들을 괴롭힌 것이지요. 최 목사님은 구국선교단 때부터 줄곧 저를 도와주셨고 책임 도맡아 앞장섰던 분이라 특별히 표적이 된 것 같습니다.”(동아일보 11월13일자 5면)

▶94년 최태민 전 새마음봉사단 총재 사망



94년7월13일자 경향신문 17면에는 최태민 전 새마음봉사단 총재의 사망 소식이 실린다. 그가 사망한 시점은 그해 5월1일로 지병인 만성신부전증을 앓다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의 가족들은 사망 두달 뒤인 7월1일 본적지인 은평구청에 사망신고를 접수했다. 기사에서는 고 최태민 총재를 ‘유신 말기 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 근혜 씨를 등에 업고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인물로 묘사했다.

/정리=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기사이미지=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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