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청춘의 에너지를 지닌 배우 남경주, 전수경에게 서로의 매력을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까르르’ 웃음소리와 함께 ‘자체발광 매력 덩어리’라는 재치 있는 답이 돌아왔다.
국민 뮤지컬 배우 남경주, 전수경이 19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오!캐롤’에서 30번째 연기호흡을 맞추며 풋풋한 중년의 로맨스를 선보인다.
1994년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시작으로 ‘맘마미아’, ‘라카지’ 등으로 서른 번 가까이 연기 호흡을 맞추며 이제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선후배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30번째 프로덕션으로 오빠 남경주를 만나고 있다”고 말한 전수경은 “작품 수는 30개는 아니지만, 앙코르 공연 등을 합치면 30개 프로덕션에서 만난 사이이다”며 그만큼 끈끈한 인연임을 알게했다.
전수경이 남경주를 처음 본 건, 대학생 시절 본 뮤지컬 ‘매직 인 더 미러’ 무대이다. “한국 배우 중 유독 눈에 띄게 기량이 좋았죠. ‘한국에도 저렇게 펄펄 나는 배우가 있구나’란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대단했어요. 특히 목소리가 정말 감미로웠어요. 그때 팬이 됐어요. ‘나도 저런 무대에서 저 배우와 같이 서고 싶다’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꿈 같은 무대에 같이 서게 됐어요.”
1991년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프로 배우의 인연을 이어 간 전수경과 남경주, 다음엔 2002년 ‘아가씨와 건달들’에서 다시 한번 커플 인연을 맺었다. 과거를 회상하던 전수경은 “14년마다 오빠와 커플연기를 하고 있다”며 웃었다.
매 작품에서 부부 못지 않은 환상의 케미를 자랑하지만 제대로 된 로맨스는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 매번 위태 위태하고 아슬 아슬한 커플 연기를 선 보인 것.
‘오!캐롤’에서 남경주, 전수경은 풋풋한 꽃중년 커플로 변신한다. 로맨틱 가이의 대명사인 남경주는 한 여자를 20년간 지켜보며 가슴앓이를 해온 리조트 쇼의 MC 허비 역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전수경은 과거 화려한 스타였으나 현재는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사장으로 지내는 에스더 역으로 분해 20대 못지않은 중년의 핑크빛 러브스토리를 보여줄 예정.
최근 ‘불후의 명곡’ 작곡가 이범희씨 편에 나가 우승을 하며 다시 한번 화제가 된 베테랑 배우 남경주 역시 전수경과의 작업을 앞두고 설렘이 가득했다. “수경씨는 너무 오랫동안 알던 후배라 편안해요. 무대 위 경험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믿을만한 후배라 심리적으로 기대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뮤지컬 ‘오! 캐롤’은 제 2의 ‘맘마미아!’처럼 귀에 익숙한 ‘닐 세다카’의 음악과 절묘하게 들어맞는 내용으로 젊은 관객 뿐 아니라 중장년층 관객들에게도 어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경주와 전수경은 뮤지컬 ‘맘마미아’의 원년 멤버로 큰 박수를 이끌어낸 배우이기도 하다. ‘맘마미아’와 ‘오! 캐롤’의 차이점을 묻자, 전수경은 “‘맘마미아’가 청정 지역 그리스섬 에 여행을 가는 듯한 사랑이라면, ‘오! 캐롤’은 마이애미 리조트를 놀러가는 듯한 사랑이죠. ”고 답했다. 덧붙여 “크림소스 파스타를 먹느냐, 혹은 토마토 소스 파스타를 먹느냐. 그런 느낌의 차이라고나 할까요?”라고 해 더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에 남경주는 “‘맘마미아’가 도나의 일탈로 가느냐에 관심이 모아진다면, ‘오! 캐롤’은 정말 사랑스러운 커플들이 곳곳에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했다.
관객들은 한 배우가 어떤 배역을 맡았을 때 그 배역을 궁금해 하기보다는, 이 배우가 그 배역을 어떻게 표현하고 보여줄지 더 궁금해 한다. 그렇기 때문에 늘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전수경이 보여 줄 에스더, 남경주가 소화해 낼 허비가 궁금하다.
전수경은 “저도 배우니까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것이 분명 달라요. 상대 배우가 누구냐에 따라 저 역시 뭔가가 더 발휘되는 것 같아요. 이름만으로도 믿고 보는 김혜자, 고두심 선배님이랑 상대 역을 하면 더 발휘되는 게 있어요. 작품을 하면서 그냥 배워지는 게 분명 있으니까요. 저희가 아직 그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그 정도 아우라가 있는 오빠가 캐스팅 됐다는 것 만으로 안도가 돼서 작품이 잘 나올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주는 “무대 위에서 그간의 경험들을 녹여내고, 여기서 공감 요소를 끌어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죠. ”라며 매번 알차게 무르익은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두 배우는 인터뷰 내내 “힐링을 느낄 수 있는 ‘오! 캐롤’의 음악, 추억에 젖어들게 하는 드라마”에 빠져있었다. 드라마 역시 라이선스를 그대로 가져온 게 아닌, 국내 사정에 맞게 꼼꼼하게 수정 보완한다고 했다. 19일 그 첫 무대가 공개 될 예정이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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