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서 지난 4일 개관한 아파트 견본주택에는 주말 내내 인파가 몰렸다. 용인은 분양권 전매 제한 등 청약 제도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11·3 부동산대책’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이다.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규제를 비켜 간 지역으로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6일 대우건설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에 위치한 ‘수지 파크 푸르지오’ 견본주택에 지난 4~6일 약 2만 5,000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수지 파크 푸르지오는 아파트 5개 동, 전용면적 59~84㎡ 총 430가구로 구성되며 입주 예정 시기는 2019년 3월이다.
전태종 대우건설 분양소장은 “인근 수지·분당·수원 권역에 거주하는 30대 신혼부부 및 50~60대 장년층의 실거주 수요뿐만 아니라 11·3 부동산 대책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이유로 투자자의 관심도 높다”고 설명했다. 청약경쟁률은 두 자리 수로 예상하고 있으며 23가구 규모인 59㎡C 타입이나 20가구인 59㎡D 타입에 청약이 몰리면 세 자리 수 경쟁률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 소장의 설명이다.
지난 5일 오전 11시경에도 수지 파크 푸르지오 견본주택 앞에는 40~50여 명의 방문객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30대 또는 50~60대로 보이는 부부와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대부분이었다. 견본주택 옆에는 분양권을 거래하는 ‘떴다방’(이동식 공인중개업소) 업자들이 30여 명 가까이 몰려있다 견본주택을 나서는 사람들에게 찾아가 전화번호를 받아갔다.
견본주택 앞에서 줄을 서 있던 한 30대 남성은 “실거주용으로 청약하려고 하지만 아무래도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으니 여기 분양권도 웃돈이 붙지 않겠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견본주택 내부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분양가는 좀 비싼 편(3.3㎡ 당 평균 1,600만원대)이지만 교통, 교육, 환경 등 여건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투자 가치가 있어 보인다”며 “실거주용으로 청약할지 투자 목적으로 청약할지는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규제 대상이 아닌 오피스텔 견본주택에도 인파가 몰렸다. 경기 하남·안양 등에서 문을 연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4곳(2,700여 실)에는 2만여 명이 방문했다. 지난 4일 경기 동탄2신도시에서 청약 신청을 받은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 레이크’는 올해 동탄2신도시 최고인 평균 79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규제 적용 대상 지역의 아파트 분양은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서 발급을 대책 발표 이후로 보류하고 있는데다 건설사들이 11·3 대책의 영향을 좀 더 지켜보기 위해 예정된 일정을 잇달아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예정돼 있던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와 ‘동탄 중흥S-클래스 에코밸리’ 등의 청약 일정도 이달 중으로 연기됐다.
/용인=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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