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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 공포 끝에 선 한국경제] "트럼프 당선 땐 브렉시트보다 충격 커"

<운명의 한주, 긴장하는 금융당국>

외국인 이탈 방지 등 시장 안정화 총력

변동성 확대 최소화하고

투기세력 등 선제 차단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





금융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바짝 쫓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트럼프 리스크발 시장 대응체제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멕시코가 이미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한 데 이어 중국과 영국 등도 대응책 마련에 나선 만큼 트럼프발 국제금융시장 충격에 사전적으로 대비하는 차원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에서 이러한 대외 불확실성까지 겹침에 따라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6일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이 없겠지만 반대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때보다 큰 충격이 예상된다”며 “현재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시장의 예상 충격 정도와 경로에 대해 시나리오별로 분석하고 있고 또 필요한 시장 안정대책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역시 지난 2일 내정 발표 직후 가진 금융위원회 간부회의에서 “정부 당국이 뒤에서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다는 것을 시장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7일 금융 유관기관장들과 긴급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각 업권별 대비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외국인의 국내시장 이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환건전성 부담금과 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등 이른바 거시건전성 3종 세트가 외국인 쏠림현상을 사전적으로 제한해온 만큼 급격한 외인 이탈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렉시트 때만 해도 결정 당일(6월24일) 코스피지수가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2011년 8월 이후 최대치인 108.80포인트에 달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지만 시장은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외국인의 매도세도 나흘 만에 진정됐고 환율조정 역시 이틀에 국한됐다.



그러나 그때와는 달리 국내적인 요인까지 겹쳐 있어 시장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전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공약이 실제로 이행되는지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받는 실질적인 충격 정도가 다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다만 심리적인 요인이 즉각 반영되는 금융시장은 또 다르다. 일부 외국인 투기세력이 이 같은 심리를 이용해 액션에 나선다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신흥국의 단기적인 충격 강도는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했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채권시장에서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이에 따라 일차적으로는 유동성을 공급해 시장 변동성 확대를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다. 브렉시트 결정 후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한국은행은 구두개입과 통화안정증권 발행, 통화안정계정 예치,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등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3조원의 긴급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한 바 있다. 트럼프발 충격 정도가 더 클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유동성 공급 규모를 포함해 당국의 시장개입 강도는 더 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투기세력의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공매도 제한조치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고조된 2011년 8월에도 3개월간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제한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여러 시나리오별로 시장안정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며 “시장지표를 예의 주시하면서 즉각적인 조치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민규·김상훈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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