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총리의 좋은 분을 추천해 주신다면, 그분을 총리로 임명해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하면서 김병준 총리지명 카드가 사실상 무산되는 모양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실장을 지낸 ‘노무현의 남자’인 김 내정자는 지난 2일. 현행법상 허용되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았다며 ‘책임총리’의 개념으로 총리직을 수락했다.
같은 날 개각인선에 포함된 임종룡 경제부총리와 박승주 안전처장관 내정자도 김 내정자가 추천하면서 사실상 김 내정자의 내각이 구성되는 듯 했으나 야당과 새누리당 내 비주류 의원들이 국회와 사전 논의도 없이 김 내정자를 지명한 데 대해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즉각 반발해, 지명철회와 국회추천 총리 수용 등을 요구하며 파열음이 발생했다.
이에 심각히 악화된 여론의 부담에 박 대통령은 국회를 전격 방문하여 사실상 총리 지명을 백지화하고 국회에 총리 인사의 추천을 제안했다.
만약 국회가 다른 인물을 추천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로 지명하게 되면, 김 내정자는 청문회도 거치지 않고 6일만에 총리 내정자에서 낙마하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다.
한편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7일 국회를 방문해 제안한 영수회담은 모두 거절당한 바 있다.
[사진 = YTN 화면 캡처]
/김경민기자 kkm261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