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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인수, 박삼구 vs 中 대결 되나

예비 입찰 마감…오늘 숏리스트 선정

유럽·일본 타이어사 대거 불참

중국 업체 공격적 가격 제시

박회장은 FI 등과 제휴 본격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본격 개막된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예비입찰 참여 후보로 거론됐던 미국·유럽·일본 타이어업체들이 대거 불참했다. 반면 중국 타이어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차이나 머니’ 간 실탄 싸움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9일 금호타이어 경영권 지분(42.01%)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중국 국영 화학업체인 켐차이나(중국화공그룹)와 세계 20위권 타이어업체인 링롱 등 4개사가 인수 의사를 전달했다. 애초 금호타이어 예비입찰 참여가 예상됐던 독일 콘티넨탈, 일본 요코하마타이어·브릿지스톤, 미국 굿이어 등 대형사는 발을 뺐다.

유력 후보군의 불참으로 채권단은 이날 밤늦게까지 예비입찰 신청을 받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예비입찰이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며 “예상과 달리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 업체들이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채권단은 이르면 10일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회장 역시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내년 1월 예정인 본입찰 후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된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금호타이어 예비입찰에 참여한 중국 켐차이나는 지난해 세계 5위 타이어업체인 이탈리아 피렐리를 인수하면서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하면 4위 업체인 독일 콘티넨탈을 제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 산둥반도에 본사를 둔 링롱도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등 각 지역에 생산·판매 거점을 둔 금호타이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문제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키’를 쥐고 있는 박삼구 회장의 자금조달 여력이다. IB업계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사모투자펀드(PEF)와 손을 잡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토종 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조력자로 거론된다. 박삼구 회장은 이날 예비입찰이 마감된 후 기자와 만나 “예비입찰만으로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면서도 “(본입찰 시점에 임박해서)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은 앞서 “금호타이어 인수를 단독으로 할 생각이 없다”며 “전략적투자자(SI)나 FI와 같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금호타이어는 금호산업을 품에 안은 박 회장이 그룹을 재건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경영권 보유 지분은 시가 기준으로 7,500억원 안팎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1조원 수준에서 인수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삼구 회장이라는 강력한 후보의 존재로 인수 열기가 예상에 못 미친다는 점이 매각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변수다. 게다가 금호타이어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5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6% 감소한 1조4,466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각 가격을 높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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