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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익의 푸드 라이프] 미슐랭이 미식(美食)에 미치는 영향

[안병익의 푸드 라이프] 미슐랭이 미식(美食)문화에 미치는 영향

안병익 식신 대표




‘미식가의 성서(聖書)’로 불리는 ‘미슐랭가이드(Michelin Guide, 미쉐린가이드)’의 서울편이 지난 7일 드디어 베일을 벗고 발간됐다. 외식업계와 푸드테크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미슐랭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약 110년 전부터 시작한 레스토랑 평가서로 레스토랑과 셰프 평가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는 4번째 미슐랭 가이드 발간 국가가 되었다. 서울과 한국 미식 문화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서울은 도쿄, 홍콩, 싱가포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시아 최고의 미식의 도시가 될 것은 분명하다.

미슐랭 가이드에서의 최고 등급인 별 3개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은 식당’을, 별 2개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 찾아갈만한 식당’을, 별 1개는 ‘요리가 특별히 훌륭한 식당’을 뜻한다. 별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은 ‘빕 구르망’이라 하여 미쉐린 마스코트가 붙는다.

서울에서는 24개의 별 레스토랑과 ‘빕 구르망’ 레스토랑 36곳을 포함해 총 140여 개의 레스토랑이 선정되었다. 별 레스토랑 중 11개 식당이 한식당이었다. 미슐랭가이드 서울편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린다. 선정의 정확성을 차지하고라도 규모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더 많은 레스토랑이 선정되고 별을 받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한국에도 레스토랑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려고 노력하는 서비스들이 있다. 온라인 사용자 리뷰와 평점으로 1차 선별과정을 거치고 전문가 평가를 종합해 별을 1~3개 부여하는 맛집 추천서비스 ‘식신’ 앱이 있다. 식신은 서울의 별 3개 레스토랑이 50여 개에 불과하지만 선정 결과에서 미슐랭하고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해외 미슐랭 별 레스토랑을 가보면 대부분 맛도 맛이지만 레스토랑 분위기나 서비스에 많은 가점을 두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고급 레스토랑 일수록 맛이 더 좋은 것은 당연하지만 가성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먹방, 쿡방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요미식회’, ‘3대천왕’, ‘식신로드’, ‘테이스티로드’, ‘맛있는 녀석들’ 등 인기 TV프로에서는 ‘숨겨진 맛집’ 또는 ‘문닫기 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할 맛집’ 이라면서 식당을 호들갑스럽게 소개한다. 먹는 모습을 보면 ‘꼭 한번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방송의 힘은 막강해 평범한 음식점이 방송에 나가면 몇 시간씩 줄을 서야 먹을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SNS 등에는 “줄을 서서 먹었는데 맛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하거나, “진짜 맛집은 그 옆집이다”며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그 집의 인기는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이전 상태로 돌아 간다. 맛집 추천 앱을 운영하면서 그동안 ‘어떤 식당은 길게 줄을 서고 어떤 식당은 망할까’ 이런 고민을 해왔다. 결국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의 연결을 통한 확산을 잘해 성장을 위한 임계점을 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맛과 서비스, 종업원 관리 등은 기본이고 인간사회, 자연, 물질, 동물 등까지 폭넓게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미슐랭 등에서 별을 받는 것은 식당이나 요리사에게 큰 영광이다. 레스토랑 평가서비스의 경제적 효과도 매우 크다. 별을 받은 식당에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의 발길도 많이 늘며 매출이 크게 상승한다. 미슐랭같은 전문 평가는 인터넷 검색과 TV를 통해 성장해온 한국의 외식·푸드테크 산업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객관적이지 못한 방송과 파워 블로거 중심의 음식점 추천도 이젠 변해야 한다. 모쪼록 품격있는 미식 문화가 정착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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