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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질서 흔드는 미국 우선주의]트럼프 고립주의 외교 '美, 亞회귀 정책' 궤도 수정 불가피

<1>리셋되는 국제외교 안보지형

혈맹 유럽과 외교 살얼음판 대러 제재 약화할듯

관계복원 나선 이란쿠바와는 다시 냉각될 수도

中, 통상전쟁 격화 우려속 亞서 美 파워 축소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글로벌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그가 기존 안보동맹에 선거기간 쏟아냈던 불만들이 정책으로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외교·안보 지형 역시 리셋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특히 사실상 외교·안보의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대통령의 등장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한 8년간 미국의 핵심 외교전략인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정책도 자칫 폐기 또는 전면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의 외교정책 변화는 아시아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통적 혈맹인 서유럽과의 관계에 균열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이란·멕시코·쿠바 등 오바마 정부가 공들여 쌓아오거나 복원한 중동·중남미 외교관계 역시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트럼프의 고립주의 외교 노선에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쇠퇴를 예견하는 주장이 벌써 나오는가 하면 미국 내에서도 “고통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No pain, No gain)”는 견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약화하는 아시아 중시 전략= CNN방송과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가 오바마 정부가 8년간 공들여온 아시아에서 정치·외교적 영향력을 축소해 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 임기말 레임덕 상황에서 필리핀 등의 이탈 등으로 나타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 동맹 균열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정책에 중국의 현실적 영향력을 인정하면서 아시아 회귀 전략의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개입에 따른 미국의 국방비 증가와 감수할 경제적 손실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가 노골적으로 한국과 일본 등에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관철되지 않으면 미군 철수까지 주장하는 배경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해져 미·중 간 경제·무역 분야 마찰이 생기기 쉬울 것”이라면서도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 간 충돌을 뜻하는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가 아시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축소하면 중국도 대미 관계에서 경제적 이익을 양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친러 정책으로 유럽 안보 지형 흔드나 = 트럼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자체를 모른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미국과 유럽 관계도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양축인 독일과 프랑스 지도자들이 공공연히 트럼프를 비난한 탓도 있지만 러시아와 대립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트럼프의 이 같은 구상이 정책화하면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에 나토를 통해 무력 견제를 하고 제재를 취해온 미·EU 관계는 균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줄곧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호의를 보이며 크림반도를 그냥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자고 해 러시아와 인접한 독일 등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복원된 미-이란·쿠바 관계도 물거품 우려= 미국 우선주의는 중동과 중남미 외교·안보 지형까지 뒤집어 놓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오바마 정부가 천신만고 끝에 타결한 이란 핵 협상과 경제제재 해제에 반대하고 있어 자칫 양국 관계가 다시 냉각돼 가뜩이나 시리아 사태 등으로 복잡한 중동 정세가 뒤죽박죽 꼬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50여년 만에 국교가 정상화된 미·쿠바 관계 역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안보보다 경제적 실리를 우선하면서 각국은 동맹 유지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을 필요하든지, 아니면 독자 노선 또는 새로운 이합집산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FT는 이에 대해 “고립주의적인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을 보다 가난하게 만들 것” 이라며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수십 년간 지탱해온 세계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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