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일명 ‘독신자의 날’로 불리는 광군제 매출 신기록 행진을 올해도 이어갔다.
중국의 실물경기 둔화 확대 우려에도 불구하고 알리바바의 적극적인 사전 마케팅과 중국 당국의 소비부양 의지가 맞물리면서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행사인 광군제의 열기가 올해도 중국 대륙을 뜨겁게 달궜다.
11일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 행사가 시작한 이날 0시 이후 52초 만에 매출액이 10억위안(1,698억원)을 돌파했으며 이날 오후3시19분13초에 지난해 광군제 판매액 912억위안(16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10억위안 돌파 시점은 지난 2013년 6분, 2014년 2분, 지난해는 72초였다. 올해는 10억위안 돌파 시점이 지난해보다 20초나 앞당겨진 것이다.
◇하루 20조원, 무섭게 크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알리바바는 2014년 광군제 행사에서 571억위안(10조2,000억원)의 판매액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행사에서는 912억 위안의 매출 기록을 세웠다.
이날 알리바바의 쇼핑 매출액은 행사 시작 1시간 만에 362억위안(6조1,830억원)을 기록해 2013년 광군제 하루 매출액을 넘어섰고 7시간 만인 오전6시54분에는 571억위안(9조7,607억원)을 나타내 2014년 매출액을 돌파했다. 알리바바 측은 이날 하루 매출이 1,230억위안(20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솽스이(雙11·독신자의 날)’ 행사로도 불리는 중국 광군제는 11월11일을 기념해 2009년 알리바바가 온라인 쇼핑 행사를 벌인 후 급성장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넘어서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 행사를 위해 지난해에는 없던 증강현실(AR) 게임과 가상 쇼핑 체험인 가상현실(VR) ‘바이플러스’ 등을 도입하는 등 매출액 증가를 위해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경기둔화 우려 불구 중산층 구매력 확대 기대 키워=올해 행사는 최근 중국 경제지표들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파장까지 예상된 가운데 열려 결과에 관심이 컸다. 중국 언론들은 올해 광군제의 성공은 경제 성장세 둔화 속에 신세대와 중산층의 구매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이날 중국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과의 인터뷰에서 “광군제를 통한 소비가 중국 경제에 큰 활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리바바가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 지난해를 웃도는 매출 실적을 거두면서 시장에서는 연말과 내년 중국 소비시장에 개선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편 올해 알리바바 광군제 갈라쇼는 중국 신경제 메카인 선전에서 마 회장과 스칼릿 조핸슨,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부부 등 유명 연예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차이충신 알리바바 부회장은 미국 대선의 영향과 관련해 “중국은 미국을 위한 자본과 소비자 수요의 원천”이라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미국 제품을 사지 않고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에 투자할 수 없게 돼 미국의 일자리가 더 많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미국 대통령은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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