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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회장 컴백 후 대대적인 새 판 짜기

포춘코리아 500 기업 사례/ 25위 SK네트웍스<br>카라이프·렌털사업 축으로 재도약 드라이브

SK네트웍스 회장 부임 후 첫 출근한 최신원 회장(가운데)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최근 사업 재편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폐점한 워커힐면세점의 부활을 선언했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전략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올해 부임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서 있다. 최 회장 부임 이후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SK네트웍스의 사업 현황과 전략을 살펴봤다.

지난 4월 SK네트웍스 공동대표에 취임한 최신원 회장은 서울 중구 SK네트웍스 본사로 첫 출근을 했다. 본사 입구에 들어선 최 회장은 자신의 집무실이 아닌 회사 로비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한 인물의 동상 앞으로 다가갔다. 동상의 주인공은 최 회장의 아버지인 최종건 SK그룹 창업주. 담담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던 최 회장은 이내 아버지 동상에 큰절을 올렸다. 최 회장은 “안 되면 되게 하라던 창업주의 정신을 되살려 그룹의 모체인 SK네트웍스를 다시금 반석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며 취임 각오를 밝혔다.


17년 만에 친정 복귀한 최신원 회장
SK네트웍스에 대한 최신원 회장의 애정은 각별하다. SK네트웍스의 모태는 최 회장의 아버지인 최종건 SK 창업주가 1953년 설립한 선경직물이다. 평소 아버지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보여온 최 회장은 줄곧 “창업주가 설립한 모태 회사에서 시작된 SK네트웍스는 SK의 중심이자 상징”이라고 말하며 회사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왔다.

특히 최 회장은 SK유통 부회장으로 재임하던 1990년대 후반, 부실 계열사 중 하나였던 SK상사(현 SK네트웍스)를 살리기 위해 양사 합병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당시 최 회장의 결단이 없었다면 지금의 SK네트웍스는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후 SKC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한 최 회장은 SK유통을 떠난 지 17년 만인 지난 4월 SK네트웍스로 전격 복귀했다. 수년간 지속된 저수익 기조를 탈피하고 다시금 예전의 명성을 회복시키겠다는 오너 일가로서의 책임감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SK네트웍스는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 2013년 매출 25조9,750억 원, 영업이익 2,4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SK네트웍스는 매출 9조2,057억 원, 영업이익 55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9%가 줄어든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2년부터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그룹 내에서 가진 상징성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임이 분명하다.

물론 그동안 SK네트웍스를 이끌어온 문종훈 대표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내왔다. 면세점 사업권을 지키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SK네트웍스를 ‘카 라이프(Car Life)’의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시킨 주역이 바로 문 대표다.

최 회장은 취임 후 “SK네트웍스의 당면과제는 기존 주력사업의 성장과 신성장동력 확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공동대표 취임 6개월 만에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업계 관계자들도 “최 회장 부임 후 SK네트웍스의 판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2016 포춘코리아 500’에서도 SK네트웍스는 종합 25위, 도매 및 상품중개업 분야 1위를 기록했다. 과연 그동안 SK네트웍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SK네트웍스의 렌터카 브랜드인 ‘SK렌터카’ 이미지 컷.


워커힐면세점 특허권 재탈환에 승부수
“워커힐면세점은 국내 면세점 역사의 산증인이다.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다. 반드시 워커힐면세점을 되살리겠다.”

지난 5월 워커힐면세점은 24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문을 닫았다. 당시 SK네트웍스는 면세점 폐점이 결정된 후 통합 물류창고, IT 시스템 등 면세점 운영과 관련된 자산 일부분을 두산그룹에 매각했다. 면세점 직원들 대다수는 다른 면세점으로 이동했고, 보유하고 있던 면세상품 역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며 재고 처리에도 나섰다. 사실상 면세점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최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면세점 사업을 접을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그는 판을 더욱 키웠다. 오는 12월로 예정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워커힐면세점 부활에 대한 최 회장의 의지는 강력하다. 실제로 최 회장은 최근 면세본부를 깜짝 방문해 “24년 역사의 워커힐면세점은 어떤 경쟁 사업장보다도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능력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가 관광산업 발전의 선봉에 선다는 자신감과 사명감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한다면 워커힐면세점을 반드시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미 사업을 포기한 듯 보였던 SK네트웍스가 다시금 워커힐면세점의 부활을 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워커힐호텔을 찾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요우커’가 부활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요우커 투숙객 중 상당수가 카지노를 이용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말한다.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워커힐호텔은 ‘화커산장(華克山莊)’으로 불립니다. 서울 시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빼어난 자연경관과 각종 즐길 거리를 앞세워 중국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죠. 그중 하나가 바로 카지노입니다. SK네트웍스가 워커힐면세점에 주요 명품 패션 브랜드 대신 고가의 시계, 쥬얼리 브랜드 입점에 집중한 것도 카지노 이용객들의 성향을 파악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전해집니다. 거리낌 없이 지갑을 여는 요우커들이 사실상 워커힐 매출의 절대적 역할을 했죠. 그런데 면세점 폐점 이후 워커힐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워커힐은 매출 5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나 줄어들었죠. 면세점 없이는 워커힐 사업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결국 재도전이라는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현재 SK네트웍스는 면세점 특허권 재탈환을 위한 비장의 카드로 연 면적 1만2,000평 규모의 ‘워커힐 리조트 스파’ 조성 사업을 꺼내 들었다. 약 1,200억 원을 투자해 길이 170m의 세계 최장의 인피니티 풀과 사계절 스파 시설을 갖춘 리조트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또한 향후 5년간 약 6,000억 원(워커힐 리조트 스파 조성비 포함)을 투자해 서울 동남권 관광 인프라 확충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장기적 플랜도 공개했다.




문종훈 공동대표(사진)가 면세점 입찰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세부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도전은 과감히 하자’
최신원 회장이 주도하는 SK네트웍스의 변화는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도전은 과감히 하자’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바로 패션사업부 매각과 동양매직 인수다.

우선 패션사업부 매각은 업계에서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조치다. 앞서 언급했듯 SK네트웍스의 모태는 대한민국 직물 수출의 선봉에 섰던 선경직물이다. 이처럼 회사의 뿌리사업이자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는 패션사업을 매각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이었다.

그동안 SK네트웍스는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등 자체 브랜드와 캘빈클라인, 타미힐피거, 클럽모나코 등 수입 브랜드를 포함해 총 12개의 패션 브랜드를 운영해왔다. 패션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도 결코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SK네트웍스 패션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652억 원과 164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신원 회장은 현재의 숫자보다 앞으로의 전망에 주목했다. 성장 가능성이 낮고 잠재력이 떨어지는 사업이라는 판단이 앞섰다. 실제로 지난해 영업이익인 164억 원은 전년 대비 50%가량 감소한 수치다. SK네트웍스 전체 매출에서도 패션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

현재 SK네트웍스는 현대백화점과 패션 부문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다소 난항이 있지만, 어찌 됐건 SK네트웍스가 패션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오는 12월로 예정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 성공을 위한 비장의 무기로 ‘워커힐 리조트 스파’ 조성 사업을 꺼내들었다. 사진은 워커힐호텔 야경.


패션사업이 ‘버릴 것’이었다면 동양매직 인수는 ‘도전’ 의 성격이 짙다. 물론 이유 없는 도전은 아니다. SK네트웍스는 현재 핵심사업군인 렌터카·차량 정비 등의 ‘카 라이프’ 사업과 동양매직 인수를 통한 렌털사업을 양대 축으로 삼고 성장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말한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2월 KT렌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동양매직 인수전에서는 처음부터 6,000억 원이라는 높은 인수 가격을 써내 동양매직을 품에 안을 수 있었죠. 동양매직 인수는 기존 카 라이프 사업과 연계해 종합렌털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도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사업과 연계한다면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됩니다.”

SK네트웍스 역시 동양매직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동양매직 인수로 기존 카 라이프 사업과 함께 라이프 전반에 대한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유통채널 관리 역량을 갖춘 만큼 동양매직의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 렌털 분야와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신원 회장은 국내 재계 오너 일가 중 보기 드문 해병대 출신이다. 그만큼 강력하면서도 저돌적인 리더십으로 SK네트웍스의 변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과연 SK네트웍스는 최 회장의 바람처럼 다시금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까? 향후 SK네트웍스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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