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근혜정부 남북 정책 기조를 비꼬며 현재 남북관계가 ‘쪽박’이라고 박근혜 정부의 통일 정책을 신랄히 비판했다.
박 시장은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18주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권은 온갖 미사여구로 남북관계를 설명하고 정책을 주장해왔다”며 “그동안 신뢰 프로세스를 주장했지만 신뢰가 쌓이지 않고 외려 남북관계는 쪽박을 차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냉전시대 서독 브란트 수상이 추진한 동독 지원정책을 예로 들며 고(故)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남북정책 영속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브란트 수상은 사민당 출신인데, 기민당 출신 대통령과 수상이 취임해도 그 정책을 중단 없이 이어갔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작한 개성공단 (정책)을 계속 이어왔다면 지금의 남북관계는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을 ‘단절된 섬’이라 빗대 표현하며 ‘국방 뉴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뉴스를 보면 일본이 러시아와 철도를 연결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섬인 일본이 대륙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이에 반해)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 때문에 중국과 대륙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상태로 섬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우리가 만약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중국 횡단철도를 연결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새로운 교통의 루트가 생기고 시진핑 중국 주석이 주장하는 ‘일대일로‘로 연결돼 새로운 경제 실크로드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북관계 ‘쪽박’ 등) 이 모든 것들은 반민족적인 정권, 반경제적 정권, 반민생적 정권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며 꼬집으며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만들어내는 (새)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강산기업인협의회와 남북경협비대위 등은 남북경협 중단으로 인한 대책을 요구하며 지난달부터 정부청사 인근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이들은 이날 금강산 관광 18주년을 맞아 “평화의 디딤돌 금강산 관광을 즉각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는 박 시장 외 기업인, 시민단체, 정동영·원혜영·김부겸 민주당 의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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