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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격변의 시대, 소통 전략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소통이 화두인 시대이다. 스마트폰·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그 어느 때보다 소통의 도구는 다양한데 역설적으로 국가든 사회든 기업이든 소통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않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이다. 왜 통하지 않고 오해가 생기는 것일까.

본인의 정해진 틀 안에서 하는 소통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영자들도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직원들과 접촉하고 그들의 고민거리를 경청한다. 그런데 그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소통이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고 더 나아가 상대방의 생각까지 읽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

1982년 미국 경영학자인 톰 피터스는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이라는 저서에서 성공한 43개 기업의 경영 모델을 제시했다. 그런데 불과 2년 후 그중 14개 기업이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으며, 그 기업들의 공통점은 고객과 소통을 잘하던 곳이었다. 언뜻 보면 고객들과 열심히 소통한 기업들의 예기치 못한 몰락으로 비칠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 기업들은 현재 고객의 니즈에만 매몰돼 고객과 소통하려고 했고 정작 급변하는 고객의 생각을 읽지 못한 잘못된 소통을 한 것이다.

이와 반대되는 대표적인 사례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들 수 있다. 그는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묻지 마라”고 했는데 이는 현재를 넘어 미래의 고객 생각까지 읽어야 한다는 한 차원 높은 소통의 기술을 의미한다. 이제는 상대방이 앞으로 어떻게 생각할지도 읽어야 소통에 성공하는 시대인 것이다.



앞으로 변화하는 상대방의 생각은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큰 변화가 있기 전에는 항상 변화의 원인이 되는 핵심 단서(clue)가 나타난다. 그런데 그것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믿는 사람은 자신만의 새장 안에 갇혀 이를 찾아내지 못한다. 마음을 열고 어깨에 힘을 빼야 변화의 단서가 보이는 것이다.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로 오랜 기간 근무한 필자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시장 전망을 처음 시작할 무렵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는 필자가 가진 지식의 테두리 안에서 시장이 거기에 맞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시장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시장을 이기는 것임을 깨달았다. 오히려 그때부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이 됐고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단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대내외적 격변의 시대이다. 그리고 많은 시장 전문가들이 현재 시장을 우려 섞인 시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는 혹시 긍정적인 기회를 내포한 주요 변화를 오픈 마인드로 대응하지 못해 시장이 보여주는 핵심 단서를 놓치고 있는 소통 부재의 결과는 아닐까.

서명석 유안타증권(003470)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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