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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천연가스 청소차 확대 서두르자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이른 아침을 깨우던 소리가 있었다. 청소차에서 울려 퍼지는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하는 노랫소리다. 지역에 따라 누군가는 ‘퐁당퐁당’ 동요로 또 다른 사람은 ‘엘리제를 위하여’를 기억하기도 한다. 필자는 청소차의 노랫소리가 마을에 울려 퍼지면 주민들 모두 한바탕 집안의 쓰레기를 갖고 나와 환경미화원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쓰레기를 비웠던 추억이 떠오른다. 애물단지인 쓰레기를 깨끗이 수거해주는 것이 고마워 진심으로 하는 인사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 청소차가 미세먼지 발생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는 시대에 이르렀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국내 발생원인은 경유차의 매연이 29%로 가장 크다. 경유차의 대부분은 화물차와 승합차이지만 청소차는 대부분 경유차이고 환경미화원의 작업환경과도 직결된다. 또한 환경을 지키는 청소차가 미세먼지의 원인이 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적 관리를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6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했고 그중 하나가 노후화된 경유 차량을 줄이는 것이었다. 필자가 과거 환경부에 재직할 당시 천연가스 차량을 시내버스·청소차 등으로 보급했다. 천연가스는 미세먼지 배출이 없고 주요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이 경유차보다 약 세 배 적게 배출되는 장점이 있다. 각고의 노력으로 시내버스는 대부분 천연가스 차량으로 대체돼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적잖게 기여했다. 현재 몸담고 있는 수도권매립지에도 2004년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영으로 운행하는 청소차량을 천연가스 차량으로 전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올해 8월 수도권매립지에 등록된 청소차량 총 1,256대 중 천연가스 차량을 조사해봤더니 여전히 100대로 8% 수준에 불과했다. 청소차량에는 아직까지 보급률이 낮은 편으로 천연가스 청소차로의 교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추진 의지가 절실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좀 더 일찍 천연가스 청소차량으로 전면 보급했다면 미세먼지 저감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수도권매립지는 이미 2004년 매립지 내 천연가스 충전시설을 갖춰 천연가스 차량 보급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눈여겨볼 사항은 음식물탈리액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재활용해 천연가스와 혼합, 버스연료로도 사용하고 있다. 매일 200여대의 버스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면서 쌓인 노하우로 자원화 기술까지 접목한 것이다. 기술·인프라·운영경험도 모두 갖추고 있는 만큼 여러 정책 현안 가운데 천연가스 청소차 확대를 우선 순위로 포함시켰으면 하는 생각이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큰일이라도 주어진 과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 누구나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를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이런 노력이 빨리 실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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