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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갤러리]최욱경 '무제'

최욱경 ‘무제’ 98.3X130㎝, 1983년작. /사진제공=서울대학교 미술관




시절이 ‘촛불 정국’이라 그런지 그림은 마치 촛불이 밝히는 눈부신 미래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림 앞쪽 가운데의 푸른색 형상은 천사 같은 날개를 달고 비상하는 ‘우리’의 모습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추상미술은 이처럼 보는 이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감상이 가능하다는 게 매력적이다. 비록 마흔다섯에 요절한 천재 화가 최욱경(1940~1985)이 그림을 그릴 때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을지라도…. 작가는 운보 김기창과 우향 박래현 부부의 화실에서 10살 때부터 그림을 배웠고 1963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서양의 추상표현주의를 일찍이 온몸으로 익혔다. 젊은 시절에는 사회적 메시지가 노골적인 작업도 했지만 1970년대 이후 그녀는 한국의 단청·민화 등 전통적 색채에 대한 실험을 시작한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관련된 ‘오방낭’ 때문에 졸지에 오방색까지 위상이 실추됐음에도 불구하고 최욱경이 황·청·백·적·흑의 한국적인 색을 가장 세련되게 표현한 작가로 손꼽힌다는 사실은 바래지 않는다. 말년작이 돼버렸지만 작가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1983년의 이 작품은 개교 70주년을 맞아 서울대 미술관이 기획한 ‘사진(寫眞)하다:미술대학의 옛 모습들’에 걸렸다. 그림과 더불어 김종영·김병기·이우환·윤명로·이종상 등 지금은 작고·원로작가가 된 거장들의 1950~1960년대 흑백사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959년에 찍힌 입학기념사진에서 최욱경의 앳된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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