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수사 대상 지위고하 고려 안할것"

우병우·최재경 친분 논란에 "원칙 따라 수사...우려 말라"

朴대통령 수사가 핵심 과제…"수사기록 보고 정할 것"

"검찰과 경쟁 않고 도와가며 수사할 것…수사는 리듬"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하게 될 특별검사에 임명된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신의 로펌 사무실에서 기자들에게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우리나라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을 직접 수사해야 하는 박영수(64) 특별검사는 “수사영역을 한정하거나 대상자의 지위고하를 고려하지 않겠다”며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

박 특검은 30일 특검 임명 직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강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심정”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특검은 “주권자인 국민의 요구에 따른 통치권자(대통령) 본인과 국정 전반에 대한 수사이기 때문에 각오가 남다르다”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체의 정파적 이해관계 역시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검 본인은 물론 수사팀 전원이 국난 극복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굳건한 인식 아래 맡은 바 성심을 다할 결심”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박영수 특검호’의 핵심 과제는 역시 뇌물죄를 포함한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 혐의 유무를 밝혀내는 데 있다. 박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해봐야 한다. 예단을 갖고 수사한다는 것은 수사관답지 않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박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면서 “특검 직접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고 검찰 수사도 박 대통령 조사만 남겨두고 대부분 진척된 상태여서 대면조사는 특검팀이 구성되면 이른 시간 내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박 대통령은 본격적인 특검수사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특검의 직접 조사에도 응해서 사건 경위에 대해서 설명할 예정”이라며 “특검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 사건의 모든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 가려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일정에 대해 “수사기록을 보고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최재경 민정수석과 우병우 전 수석 등과의 친분 관계에 따른 수사 형평성 우려에 대해서도 “절대로 원칙에 따라 수사할 테니 우려할 필요 없다”며 “수사가 필요하다면 수사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수사 방향에 대해 검찰과의 협력 가능성도 시사했다. 박 특검은 “검찰에서 수사한 내용을 철저하게 검토한 뒤 조정할 부분은 하고 그대로 갈 부분은 그대로 가는 스타일로 하겠다”며 “검찰과 경쟁이 아니라 도와가면서 자료 이첩을 성실하게 받겠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특검 준비기간 20일 동안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끝이면 안 된다. 수사라는 게 리듬이 있다”고 ‘병행 수사’ 쪽에 힘을 실었다. 이밖에 박 특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의혹과 ‘세월호 7시간’ 관련 의혹, 대기업 뇌물 혐의 등 각종 의혹에 대해 “모두 들춰내서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거듭 각오를 다졌다. 박 특검은 본격적인 특검팀 구성에 착수할 방침이다. 박 특검은 “사명감을 갖고 수사를 제일 잘할 검사·수사관으로 구성할 것”이라며 “최초의 ‘매머드급 특검’이기 때문에 수사인력이 많다. (사무실로 쓸) 굉장히 큰 건물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진동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