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모든 국민을 위해 일하지 한 사람만을 위해 일하지 않습니다.”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 검찰청을 이끄는 재키 레이시(59·사진) 검사장은 시민 투표로 뽑는 미국의 ‘검사장 직선제’를 두고 “국민으로부터 선출돼 책임을 위임받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에서 연방 법무부(검찰청) 장관은 대통령이 상원의 인준을 받아 임명하지만 주검찰청·카운티검찰청 검사장은 대부분 지역주민이 선출한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부장 김영대 검사장)가 주최한 ‘2016 과학수사 국제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한 레이시 검사장은 LA카운티 검찰청 역사상 최초로 선출된 여성이자 흑인 검사장이다. 지난 2012년 3월 취임해 올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가 이끄는 LA카운티 검찰청은 검사 1,000명이 근무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검찰청이다. 관할 인구가 1,000만명에 달하며 한국인도 22만명이나 된다.
레이시 검사장은 현재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수사 상황에 대해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미국에서도 대통령 수사는 가능하다. 자신을 뽑아준 사람에 대해서도 수사를 해야 하기에 그런 데서 오는 이해 충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학술대회의 주제인 ‘디지털 증거’에 대해 “디지털 증거는 범죄자의 자백보다 훨씬 강력하다”며 휴대폰 위치 추적 결과 등으로 진술 증거를 뒤집고 살인 사건 용의자를 가려낸 실제 사건을 예로 들었다. 또 “많은 디지털 회사가 개인정보를 이용해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판매하고 소비 습관을 살핀다”며 “그들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거나 범죄자를 잡으려는 검찰의 노력을 반드시, 또 기꺼이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원인 레이시 검사장은 공화당인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는 데 대해 “검찰청은 정치 중립 기관”이라면서도 예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조심히 관찰하고 있다고 답했다. 처음 방한한 그는 자신이 한국에 오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꿈이 이뤄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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