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수도 워싱턴DC는 예전 같은 활기를 띄지 않고 있다. 올해 취임식 참석인원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경비 당국은 내년 1월 20일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는 80만∼9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1기 취임식 참석인원 180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참석도 대거 줄어든다. 비욘세, 브루스 스프링스틴, 어셔, 제이미 폭스, 제이지, 오프라 윈프리 등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을 빛낸 스타들은 이번에는 오지 않는다. 할리우드 홍보전문가 하워드 브레그먼은 “역대 어떤 선거때보다 할리우드 사회는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다”며 “그들 중 상당수는 취임식 날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침대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식을 앞두고 열렸던 축하행사는 오히려 항의 집회로 변하고 있다. 취임식 이후 주말에 동성애자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캠페인’이 진행하는 평등축제는 집회의 성격을 취임 축하행사에서 항의로 바꿨다. 4년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때 에바 롱고리아 등 라틴계 스타들이 참석한 가운데 케네디센터에서 대규모 갈라행사를 했던 히스패닉 권익단체 ‘라티노빅토리프로젝트’는 올해 증오발언 및 정책 금지를 촉구하는 행사를 할 계획이다.
호텔 객실과 연회장 등도 지난 두 차례 취임식과 비교해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워싱턴DC 관광국 담당자는 “4년 전이나 8년 전과 비교하면 호텔 객실 예약이 더딘 상황”이라며 “몇몇 호텔은 4일짜리 취임식 패키지를 조정해 워싱턴 여성 행진에 초점을 맞춘 상품을 내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식이 열리는 20일보다 여성행진이 열리는 21일에 더 많은 방이 예약됐다”고 덧붙였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