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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톡] ‘도깨비’ 속 ‘우산’의 의미... ‘공유-김고은’과의 상관관계까지 "궁금하지?"

그동안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음악을 통해 등장한 ‘우산’은 단순히 비를 피하는 도구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누가 누군가를 지켜주는 혹은 누가 누군가에게 의지하게 되는 매개체로서 등장했다.

지난 2일 첫 방송부터 안방극장을 점령한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 역시 주인공 김신(공유 분)과 지은탁(김고은 분)을 중심으로 ‘우산’이라는 소재가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과연 이 ‘우산’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추측해본다.

/사진=화앤담픽처스




▲세상에 덩그러니 남겨진 지은탁의 처지

방송 이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김신과 지은탁의 첫 만남. 강동원의 대표 명장면으로 거론되는 영화 ‘늑대의 유혹’ 속 우산 신의 뒤를 이어 ‘공유 표’ 우산 신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우산 없이 비를 맞고 걸어가는 지은탁과 그런 지은탁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는 김신의 모습이 슬로우 모션을 통해 섬세하게 그려지며 많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장면에서 눈에 띈 것은 유일하게 우산이 없었던 지은탁의 모습이었다. 모자를 뒤집어쓰고 이어폰을 꽂은 채 빗속을 걸어가는 지은탁의 모습은 마치 이런 일이 일상이었던 듯 자연스럽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를 사고로 잃고 세상에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지은탁의 처지를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모습은 1회 방송된 지은탁의 생일 아침 풍경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모집에서 얹혀살고 있는 지은탁은 이모 식구들의 갖은 구박에도 달리 방법이 없다. 그는 갈 곳이 없기 때문. 집을 나서기 위해 대문을 연 지은탁은 밖에 비가 오는 것을 보자마자 물끄러미 우산꽂이를 응시한다. 하지만 “우산 갖고 가면 죽는다”라는 사촌오빠의 호통에 그대로 빗속에 맨 몸으로 뛰어든다. 한 집에서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이모네 가족들 역시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처음으로 자신에게 우산이 생긴 순간 지은탁은 뛸 듯이 기뻐할 수밖에 없었다. 지은탁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치킨집 사장 써니는 우산이 없다는 지은탁에게 자신의 우산 하나를 내어준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으면서도 “저 우산 생겼어요”라고 오히려 써니에게 자랑하는 지은탁의 모습에서 타인에게 처음 받아보는 관심에 대한 기쁨과 써니가 그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어줄 수도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사실 써니 역시 천애고아로 태어나 그동안 많은 남자들을 만나왔지만, 온전히 누군가에게는 정착하지 못했다. 우산꽂이에 우산이 넘쳐나는데도 “내 인생에도 우산이 생겨야 할텐데”라고 읊조리는 써니의 모습은 더욱 이 드라마에서 ‘우산’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사진=화앤담픽처스




▲지은탁과 김신의 비극적인 운명 암시?

강렬한 첫 만남부터 처음으로 지은탁이 도깨비 김신을 소환했던 순간 그리고 작별을 고하는 순간까지 그들의 만남에는 비가 자주 등장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만남을 거듭하면서 김신이 쓰고 있던 우산은 점차 지은탁의 머리 위로 옮겨갔다. 지은탁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자, 자신을 지켜주는 유일한 존재가 어느새 김신이 되어 있었던 것. 2회 방송에서는 여느 때처럼 비오는 날 우산도 없이 버스정류장 한켠에 앉아있는 지은탁의 모습이 등장했다. 때마침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DJ의 멘트가 눈길을 끈다.

‘비를 맞고 돌아온 저녁 당신의 우산이 되어주는 건 무엇인가요. 부르면 대답하는 목소리, 같은 시간에 같은 걸 봤던 기억, 처음 속도를 맞춰 걷던 순간 같은 것들. 누군가가 생각 나시나요. 그래요 바로 그 사람이에요’

이 말에 지은탁은 김신과의 추억이 담긴 낙엽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늘 자신에게 가장 외로운 순간이자 고통스러운 의미였던 ‘비’가 김신이라는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로 변모했던 것.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2회~3회 방송을 통해 도깨비가 우울하면 비가 내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비’라는 것이 김신과 지은탁이 사랑을 키워나가는 계기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은탁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는 존재가 가장 사랑하는 김신이 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그리고 그것은 지극히 낭만적이면서도 지독히 슬픈 도깨비의 운명과 궤를 함께 한다. 비극적 운명이 예견된 두 사람의 앞날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이후 전개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그런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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