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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또 으르렁…트럼프 '하나의 중국' 견제에 中 "美 국채 팔수도"

트럼프 '하나의 중국' 정책에 무역·북핵 연계 시사

中 "흥정 못할 사안…전세계 안전벨트 꽉 매야" 경고

中, 美 국채 1조弗 이상 보유…감축땐 메가톤급 파장

지난달 10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소식을 전하는 신문들이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한 가판대에 놓여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하나의 중국’ 원칙 재검토 방침에 중국이 미 국채 매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중 외교·경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선 기간 중국 비판 목소리를 높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對)중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이면서 미국 신정부 출범 전 미중 주요2개국(G2) 간 신경전이 양국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경제·외교 전면전으로 비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에서 북핵 제재와 환율 문제 등 주요 이슈마다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미국이 양안(兩岸) 관계라는 ‘뜨거운 감자’를 거론하며 압박하자 중국에서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 태풍을 몰고 올 수 있는 ‘미국 국채 감축’ 카드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37년간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을 무역 문제와 북핵 등 다른 현안과 연계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이날 폭스 뉴스에 출연해 논란이 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전화통화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만 무역 문제를 포함해 다른 사안들과 관련한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왜 우리가 하나의 중국 정책에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위안화 평가절하와 (중국 측의) 고율 관세,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로 피해를 보고 있는데 중국은 이런 것들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중국은 북한과 관련해 우리를 전혀 안 도와준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고 중국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데 그들은 전혀 도와주지 않는다”고 작심한 듯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역과 북핵 문제 등의 현안과 연계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자 그간 직접적 맞대응을 자제했던 중국 당국은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며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대만 관련 발언과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의 핵심 이익에 관한 문제”라면서 “만약 이런 기초가 방해받거나 파괴된다면 중미 관계의 건강한 발전과 양국 간 주요 분야의 협력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이날 사평에서 미국을 겨냥해 “중국은 결연히 싸워 결코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줄 것”이라며 “중국은 무력으로 대만을 수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환구시보는 이어 중국이 “충분한 탄약을 가지고 트럼프와 함께 미중 관계 롤러코스터를 탈 각오가 돼 있다”며 양국 간 갈등이 글로벌 시장에 큰 충격파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고했다.

중국 내 일각에서는 미국의 경제 압박이 거세지면 미국 국채 감축이라는 초강수도 동원할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양안 관계를 중국의 아킬레스건으로 보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한다면 중국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메가톤급 위협이 될 수 있는 미 국채 매도 카드를 꺼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1일 미국의 과다 재정적자 문제를 제기하며 미국의 대중국 경제 압박이 강화될 경우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줄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천펑잉 중국 국제경제관계학회 부비서장은 이날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미국 경제는 부채 규모가 20조달러에 육박하면서 이미 빚을 돌려막는 채무의 수렁에 갇혀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이 됐다”며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저우스젠 칭화대 중미관계연구센터 연구원도 “트럼프의 4년 임기 동안 미국 부채는 추가로 10조달러 늘어나 2020년 말에는 30조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는 엄청난 재정 압박으로 인해 채무 위기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 중국에 대한 경제·무역 압박을 가시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사전 경고 차원에서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를 거론하며 미국 국채를 시장에서 매도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9월 말 현재 중국은 해외 미국 채무의 20%에 달하는 1조1,600억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대만 중앙통신은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과의 투자 및 무역협정 체결을 다음 목표로 내세웠다고 12일 보도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대만을 방문 중인 매튜 J 매튜스 미 국무부 부차관보과 만나 미국과의 양자투자협정(BIT) 및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지지를 요청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베이징=홍병문·뉴욕=손철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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