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의 초고속 유선인터넷 상품과 SK텔레콤의 모바일(휴대전화)요금제 상품을 묶은 결합상품이 내년 2월 출시된다. ‘인터넷TV(IPTV) 유선인터넷＋휴대전화 요금제’ 결합상품 가입 때와 같은 할인혜택 등이 부여돼 소비자로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 케이블TV(CATV)입장에서는 인터넷TV(IPTV)에 밀려 생존 위기에 몰렸다가 탈출구를 모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SK텔레콤은 13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소속 6개(CJ헬로비전·티브로드·딜라이브·현대HCN·CMB·JCN울산중앙방송)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서대문 협회 사무실에서 동등결합 상품인 ‘온가족케이블플랜’(가칭) 출시를 위한 공식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동등결합이란 이동통신 상품과 케이블TV 상품을 묶어 판매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일단 이날 협정에서는 케이블TV의 유료방송이 동등결합 상품에서 제외됐지만 앞으로 양측은 유료방송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그동안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자사 혹은 계열사의 이통 서비스와 IPTV 등을 묶어 판매해왔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이날 이같은 내용의 ‘방송·통신 동등결합 판매 가이드라인’안을 마련, 업계와 전문가 의견수렴과 방송통신위원회 등과의 협의를 거쳐 연내 최종확정하기로 했다.
◇방송통신 소비자 선택권 넓어져= 내년 2월부터는 케이블TV 인터넷 가입자가 SKT 모바일 상품을 묶은 상품에 가입하면 기존 SKT 모바일과 SK브로드밴드 초고속 유선인터넷 결합상품만큼 할인혜택을 받는다. 이날 미래부 가이드라인에도 이통사업자가 ‘IPTV 인터넷서비스+이동통신 무선서비스’ 결합상품과 같은 수준의 요금할인, 판매수수료, 마케팅정책 등이 적용되도록 구체적인 기준이 담겨졌다. 가이드라인은 이동통신사업자가 케이블사업자에 동등결합을 제공할 때 자사나 계열사 또는 타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것에 비해 할인액 등 거래조건을 정당한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을 금지했다. 조석봉 현대HCN 상무는 “실질적인 소비자 후생 증가 및 공정경쟁 환경 마련에 힘쓰고, 동등결합판매의 실효성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임봉호 SK텔레콤 생활가치전략본부장은 “SK텔레콤과 케이블 업계는 동등결합상품을 활성화하고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업계, IPTV와 경쟁환경 마련= 케이블TV업계는 IPTV와 경쟁할 기회가 열렸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동등결합의 세부 기준이 없던 과거보다 진일보했다”며 “IPTV업계의 결합상품에 케이블TV고객들을 많이 빼앗겼는데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케이블TV도 이통사 서비스와 결합하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현대HCN 관계자도 “케이블TV산업과 이통사업자 간 상생환경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케이블TV업계는 SK텔레콤 외에 KT와 LG유플러스도 동등결합 의무제공 사업자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한 케이블TV업계 임원은 “이통시장에서 KT와 LG유플러스가 합쳐서 점유율이 50%인데 이들이 동등결합 의무제공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며 “이들도 동등결합상품 시장에 조속히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통사 간 입장 크게 엇갈려= SK텔레콤은 동등결합을 통한 소비자 선택권 강화, 가계 통신비 절감, 케이블 업계 활성화 등을 기대했다. 임봉호 SK텔레콤 생활가치전략본부장은 “SK텔레콤과 케이블 업계는 앞으로 동등결합 상품을 활성화하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해 계속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 측은 공정 경쟁 환경을 위해 동등결합을 도입하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SK텔레콤의 유선상품 재판매나 위탁판매 행위는 금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동등결합상품이 출시되면 케이블TV업체가 고객정보를 이통사에 제공할텐데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케이블TV 고객을 빼앗는 데 악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유선 위탁, 재판매 금지, 무선 지배력의 유선시장 전이 방지 등이 담겨야 동등결합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병권·김창영기자 newsroom@sedaily.com
◇국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추이 (단위: %)
| 구분 | 2015년 하반기 | 2016 상반기 |
| CATV | 49.52 | 47.93 |
| IPTV | 39.45 | 41.25 |
| 위성방송 | 11.03 | 10.82 |
◇주요 CATV업체별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단위: %)
| CJ헬로비전 | 티브로드 | 딜라이브 | CMB | 현대HCN |
| 13.32 | 11.30 | 6.86 | 5.24 | 4.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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