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정진석 전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정치인은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살면 안 된다”며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친박과 비박 간 갈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먼저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된 것은 헌정사에 불행한 일”이라며 “탄핵 가결 후 지도부가 잔류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판단해 사퇴하게 됐다”고 사퇴의 변을 다시 밝혔다.
정 전 원내대표는 “떠나는 마당에 특별히 이런 저런 말씀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만장일치로 채택했던 박 대통령의 4월 퇴진, 6월 조기대선 당론을 유지하지 못하고 탄핵 자율표결에 나선 것을 비판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물리적으로 4월 퇴진, 6월 조기대선 당론은 불가능했다”면서 “야당과의 협상이 원천적으로 봉쇄됐고 당 내에서도 탄핵 표결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당내 비판 여론을 반박했다.
또한 정 전 원내대표는 “정치인은 말이 생명이다, 말로 살고 말로 죽는다”고 말하며 당내 갈등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인은 65%만 얘기해도 의미가 다 전달된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게 정치인이 아니다”고 말하며 정치인들의 언사에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집권 여당의 책무를 다 하기 위해 옷깃을 여며야 한다”는 말로 의총 발언을 마무리했다.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는 오는 16일 열릴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세력 다툼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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