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악기가 빚어낸 아름다운 선율이 공연장을 감돌자 관객들의 눈과 귀는 무대에 집중됐다. 아는 노래가 나올 때는 흥얼거리며 음악인들과 호흡을 같이했으며, 무대가 끝나면 박수를 잊지 않았다.
유독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 관객들은 클래식과 대중가요의 조화로 꽉 찬 무대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3년 연속 서경 송년 음악회를 찾았다는 기업인 손홍락(54)씨는 “올 한 해 동안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기업인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기업인들에게 권하고 싶을 정도로 의미 있는 음악회였다”고 말했다.
매년 연말, 기업인과 그 가족들의 고단함을 씻어주기 위해 마련된 ‘제19회 기업인을 위한 서경 송년음악회’가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하고 서울경제 TV SEN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갑작스러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2,500여석의 객석이 가득 찼다.
클래식과 대중음악계를 대표하는 음악인들이 총출동하는 크로스오버 무대의 대명사로 유명한 ‘서경 송년음악회’는 올해도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 목소리와 연주로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1부는 장윤성 지휘자가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힘찬 약동을 느끼게 하는 조아키노 안토니오 로시니의 ‘도둑까지’ 서곡으로 막을 올렸다. 소프라노 한경미가 따뜻한 감성으로 ‘O Holy Night’을 들려주고, 바리톤 박정민이 힘찬 목소리로 ‘지금 이 순간’을 부르자 객석의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이어 소프라노 강혜정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중 ‘Think of Me’를 열창하자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목소리를 통해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노래에 집중했다. 1부 마지막 곡인 ‘O sole mio’를 전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화음을 맞추며 1부 무대를 마무리하자 관객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함께 어우러진 2부 무대가 시작되자 관객들의 반응은 한층 뜨거워졌다. 테너 류정필이 ‘밀양아리랑’을, 크로스오버 소프라노 타니아가 뮤지컬 ‘캣츠’ 중 ‘Memory’를, 크로스오버 앙상블 인치엘로는 ‘행복을 주는 사람’을 부르며 관객들과 소통했다. ‘시를 노래하는 가수’로 잘 알려진 이동원이 자신의 대표곡인 ‘향수’와 ‘이별노래’를 들려주며 관객들에게 추억의 시간을 선사했고, 뛰어난 가창력을 바탕으로 뮤지컬까지 활동 반경을 넓힌 대중가수 바다는 ‘옛사랑’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 ‘마리아’를 부르며 특유의 가창력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잘 녹아든 무대 구성이 만족스러웠다는 평을 남겼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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