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지난 11월 독일에서 귀국하기 직전 지인에게 이번 사태 관련해 증언 조작을 지시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국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3차 청문회에서 최 씨의 육성이 담긴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은 최씨 소유의 회사인 더블루K 이사 고영태 씨를 상대로 통화한 것과 또 다른 지인과 통화한 내용 두 가지다.
첫번째 녹취에 따르면 최 씨는 고 씨에게 “나랑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면 가방 관계 납품했다고 그러지 말고 옛날에 지인을 통해서 알았다, 그냥 체육에 관심이 있어서 그 지인이 알아서 연결을 해줬다”고 말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최 씨는 “고원기획(고영태의 ‘고’와 최순실의 개명 이름 최서원의 ‘원’을 합쳐 만든 회사의 이름) 얘기는 하지말고 다른 걸로 도움을 받으려고 했는데 도움을 못 받았다, 이렇게 나가야 할 것 같다”며 자신과의 관계를 최대한 감출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두번째 녹취에서는 최 씨와의 관계 등을 폭로했던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인터뷰 내용을 두고 그 대응을 지인에게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최 씨는 “걔네들이 완전 조작품이고 이걸(태블릿PC를) 훔쳐서 했다는 걸로 몰아야 한다”면서 “이성한이도 아주 계획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이렇게 분리 안 시키면 다 죽는다”고 지시했다. 이후 실제로 이 전 총장이 돈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쏟아져나오기도 했다.
또한 최 씨는 “고(영태)한테 정신 바짝차리라고 하라”고 지인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녹음파일 공개 이후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이임순 순천향대 서울병원 원장과 서창석 전 청와대 주치의에 최씨의 지시를 받은 사실 있느냐고 묻자 모두 부인했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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