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25년간 위작 시비가 있었던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진품으로 결론 지었다.
19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배용원)는 “미인도 소장이력 조사,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전문가 안목 감정 내용 등을 종합한 결과 미인도는 진품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이 1991년 이래 25년간 지속돼 온 대표적인 미술품 위작 논란 사건인 점을 감안해 미술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하고, 사건관계자들을 철저히 조사했다”며 “현 시점에서 동원 가능한 거의 모든 감정방법을 통해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미인도는 천경자 화백의 다른 작품과 제작방식이 동일하다. 미인도에서 나타난 두터운 덧칠과 육안으로는 관찰되지 않는 안입선이 천 화백의 다른 작품에서 나타는 특징과 일치한다는 것.
또한 천 화백의 특징적인 채색기법은 수없이 수정과 덧칠을 반복해 작품의 밀도와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그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그림 밑층에 다른 밑그림이 존재하는데 미인도에서도 그런 부분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천 화백은 지난 1991년 재료, 채색기법 등이 자신의 다른 작품과 다르다며 미인도가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립현대미술관은 “진품이 맞다‘고 주장하며 갈등이 생겼다.
또 위조범으로 알려진 권춘식씨가 자신이 미인도를 직접 그렸다고 주장했다가 다시 아니라고 말을 바꾸면서 논란이 커졌다. 권씨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내가 그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 11월 프랑스 유명 감정팀은 특수 카메라로 천경자 화백의 다른 진품 9점을 비교, 분석한 결과 미인도는 모든 항목에서 다른 진품들과 차이를 보였다고 밝히며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이 0.00002%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인도는 천경자 화백의 그림이 아니며 고의적으로 만든 가짜”라고 평가한 바 있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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