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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휴정PD의 Cinessay] 꿈꾸는 청춘의 사랑과 열정 ‘라라랜드’

영화 ‘라라랜드’ 포스터




“이루고싶은 꿈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자 잠재된 슬픔이다. 꿈은 희생을 먹고 자라는 나무이기 때문이다. 꿈은 소중한 사람을, 소소한 일상을, 마음의 여유를 허락하지않는다. 숨이 턱에 차오를만큼 최선을 다해 뒤돌아보지않고 전력질주를 해야 겨우 얻어지는 꿈. 그래서 성공의 열매는 달고도 쓰다. <라라랜드>(2016년작, 다미엘 차젤레 감독)는 꿈꾸는 청춘들에 관한 예쁘고 착하고 뜨거운 영화지만 딱 그만큼 마음이 아픈 영화이기도하다.

정통 재즈피아니스트로 살고싶은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미아(엠마 스톤)는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꿈을 꾸는 바보들’인 이 예술가 커플은 ‘일’에서는 좌절의 연속이지만 ‘사랑’에서만은 남부럽지않은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게된다. 하지만 사랑도 결국 현실의 그릇에 담기는 물과 같아서 현실이 쪼그라들면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기가 힘 든 법. 돈도 인기도 주어지지않는 현실에 세바스찬은 의기소침해지고 기대와 좌절이 반복되는 오디션에 미아도 지쳐가면서 세바스찬은 전국투어 밴드에 들어가는 힘든 결정을 내린다. 자신의 꿈과 타협하는 세바스찬을 비난하는 미아에게 세바스찬은 말한다. ‘꿈도 나이가 들면 타협’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 선택이 결국 미아를 외롭게 만드는 것도 두 사람의 운명이었을까? 미아는 자신이 각본, 연출, 주연, 제작까지 맡은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날에 세바스찬이 참석하지 못하자 쌓였던 서운함이 폭발한다. 시간이 흐르고 두 사람은 뜻밖의 장소에서 재회하지만….

“일이나 사랑에 성공한 사람이 오래오래 행복했다”는 것은 동화에서만 있는 일이다. 성공은 과거완료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거나 머물러있으면 여지없이 추락한다. 이렇게 힘든데도 왜 꿈을 찾으라고 여기저기서 외칠까. 그것은 간절한 꿈이 있을 때만이 삶의 순간순간을 100% 뜨겁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아와 세바스찬이 그토록 열렬하게 사랑하고 미워하고 행복해할 수 있었던 것도 서로의 꿈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비록 ‘결혼’이라는 현실에 묶이지 않았어도 영원히 두사람 마음에 사랑이 남을 수 있는 것도 가장 힘든 시기에 서로의 꿈을 안아주고 북돋아줬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 대화도 나눌 수 없었단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에게 보여주는 그 따뜻하고 진실된 눈빛은 결혼이 사랑의 완성이 아님을 다시한번 알려준다. 미아와 세바스찬은 그들의 약속대로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2016년이 다 지나갔다. 아쉬움과 후회도 없지 않지만 세월은 알려줬다. 이 모든 것들도 훗날엔 제법 아름답게 기억된다는 것을. 올초, 내가 꿈꿨던 일들은 어느정도 이뤄졌을까. 꿈은 다행히 연령과 상황을 초월해서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준다. 나이가 들어 갖게되는 꿈이 좋은 것은 이제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소소한 행복을 희생시키지 않아도 될 균형감과 지혜가 생겼다는 점이다. 더 감사한 것은 나의 꿈만 소중한 것이 아닌, 누군가의 꿈도 도와줄 수 있는 여유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꿈이 꼭 거창해야 할 필요도, 이루지 못했다고 인생이 실패한 것도 아니라는 걸 깨닫기만 한다면 인생은 그야말로 아름다울 수 있다.

KBS1라디오 FM97.3 <함께하는 저녁길 정은아입니다>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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