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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 맞은' 친박계, 비박계 탈당에 "떼쓰다가 안되니 가출하는 꼴"

정우택(왼쪽)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명분 없는 비겁한 정치. 떼쓰다가 가출하는 꼴”

21일 비박계 35명의 탈당 결정에 대해 새누리당 주류 친박계가 이같이 밝혔다.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말든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거까지 하고 패배하고 나니까 탈당한다고 하느냐”면서 “어린 아이들이 원하는 것 달라고 떼쓰다가 가출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탄핵안에 찬성할 때 벌써 나갔어야 하는데 세력이 부족하니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며 눈치만 보다가 명분도 없이 지금 나가려고 한다”면서 “몇십명이 나간다고 하지만 자기들의 도원결의도 지역구 사정에 따라 지키지 못할 의원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친박계 한 의원은 대통령의 잘못이 없는데 왜 이렇게 당의 내분을 자초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최순실이 잘못했으면 최 씨가 처벌을 받으면 되지 대통령까지 탄핵하느냐”면서 “그렇다면 국회의원도 보좌관이나 비서관이 잘못하면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비박계 의원들의 ‘탈당 결의’의 의의를 격하시켰다. 탈당파 의원들 가운데 지역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탈당을 거부하는 등 지역 사정에 따라 다시 돌아서는 의원들이 많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유승민 의원에 대한 대선주자 지지율이 10%까지는 올라가겠지만 좌파들이 지지해 주는 것”이라면서 “진짜 보수 진영에서는 유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를 가장 싫어한다”고 비판했다.

친박계의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분당이야 뭐 그런 거 한두 번 봤느냐. 나가면 나가고 남는 사람은 남는 것”이라며 비박계 집단탈당과 분당 현실화에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친박계는 이미 비박계의 탈당을 ‘기정사실’화한 채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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