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는 분당 이유로 ‘친박 패권주의’를 들고 있다. 친박이라는 가짜 보수가 당을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시키고 정치를 후퇴시켰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박 대통령은 헌법을 유린한 범죄자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로 바라보는 주류로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친박에게 비박은 그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일 뿐이다. 촛불집회도 ‘무시할 수 없는 민심’과 ‘바람 불면 꺼질 존재’로 서로 달리 평가한다. 동질감이라고는 전혀 없다. 양측이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는데 당이 멀쩡할 리 없다. 쪼개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선택은 끝났다. 친박은 친박대로, 비박은 비박대로 제 갈 길을 가면 된다. 어쩌면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 틀린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양측의 전략적 제휴를 점치기도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이제 국민이 옳고 그름의 판단을 할 차례다. 누가 진짜 보수이고 누가 가짜인지, 국민을 위한 존재는 누구인지 판가름날 것이다. 그 대가는 생각보다 처절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양측이 짊어져야 할 몫일 수밖에 없다. 선택을 했으니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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