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주택 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주택가격(전국 주택 값 상승률-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 시대에 들어서는 셈이다.
21일 서울경제신문이 건설·부동산 업계 전문가 43명을 대상으로 ‘2017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주택 가격 상승률에 대해 절반 이상인 23명(53.4%)이 1% 미만 상승을 예상했다. 특히 응답자 중 4명(9.3%)은 오히려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1명(2.3%)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응답자의 65.1%가 사실상 내년에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답한 것이다. 반면 2% 미만 상승으로 답한 응답자는 11명(25.5%)이었으며 3% 미만 응답자는 3명(6.9%), 4% 이상은 1명(2.3%)에 불과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신 자료에서 내년 물가 상승률을 올해보다 높은 1.3%로 전망했다. 소폭의 오름세를 감안하더라도 내년 실질주택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는 의미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값은 올해만도 이달 21일까지 4.21%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정반대가 되는 셈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입주물량 공급과잉으로 주택 가격 하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은 주택 가격 약세를 장기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와 공급·대출규제 등 내년 주택시장을 둘러싼 변수의 80% 이상이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지적·선별적 상품의 오름세는 보이겠지만 내년 주택시장은 레드오션으로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한 듯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46.5%가 오는 2017년 한해 동안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반짝 상승’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 /박성호·박경훈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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