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은 퍼스트 무버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산업이다. 신기원의 시장이 안겨다 주는 경제적 성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1세대 바이오벤처인 마크로젠은 유전자 분석 기술 하나로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올라섰다.
마크로젠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바이오 기업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설립 초기에는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으로 파란을 일으킨 후 경쟁과열 국면에서는 단계별 글로벌 전략으로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마크로젠은 지난 2002년 ‘5달러 서비스’를 들고 유전자 분석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과학저널인 네이처에 이 내용의 광고를 게재했는데 업계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이 놀라웠다. 당시만 해도 경쟁사들의 서비스 가격은 15~20달러 선이었다. 처음부터 해외진출을 목표했던 마크로젠은 네이처 광고와 함께 해외 바이오 관련 전시회는 빠짐없이 참석해 자신들을 알려 나갔다.
서정선(사진) 마크로젠 회장은 “유전자 분석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시약의 양인데 이를 최적화해 비용을 크게 낮췄다”며 “여기에 데이터 정확성을 높여 분석 오류를 낮췄고 이를 종합해 초저가 유전자 분석 시대를 열었다”고 밝혔다.
초기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계속 고수해온 마크로젠은 2007년 60개국 4,000여명 수준이었던 고객 수를 2016년 현재 150개국 1만8,000여명으로 늘렸다. 대부분의 고객이 생명공학 관련 연구기관이나 학교여서 전 세계 생명공학 연구기관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탄하던 글로벌 도전 과정에 파고가 일자 마크로젠은 단계별 글로벌 전략을 새로 수립했다.
서 회장은 “2011년 212억원이던 수출실적이 2013년에 293억원까지 성장했지만 환율하락과 경기침체 등으로 신장률이 둔화됐다”며 “수출 비중이 60%에 달하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상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판단으로 마크로젠은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이 운영하는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사업’에 지원했다. 마크로젠은 2014~2015년 2년 간 글로벌 전문분야별 컨설팅 △브랜드 콘텐츠(CI) 개발 △해외 브랜드 쇼케이스 지원 △글로벌 인재 현지화 교육사업 △월드 챔피언 육성사업 지원 등의 혜택을 받았다.
이를 통해 마크로젠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진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생물자원정보 제한정책으로 바이오 기업의 진입이 어려웠던 중국 시장에서는 단독 브랜드 쇼케이스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는 월드클래스 300 기업으로 선정돼 다양한 지원금과 기술, 투자,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제공 받게 됐다.
이 같은 전략이 효과를 거두면서 지난 2015년 매출액 649억원, 수출실적 43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실적을 기록한 마크로젠은 올해에는 수출부문에서만 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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