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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해맞이 경제학





‘정동진 해맞이 관광 경제효과 한해 최고 7,460억원.’ 강릉의 정동진 해돋이 축제가 시작된 이듬해인 1999년 10월6일 국내 신문 여러 곳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기사에는 당시 강릉대 관광경영학과 정의선 교수가 발표한 논문이 인용됐다. 요지는 정동진 해돋이 행사로 인한 파급효과를 진단해 보니 연간 5,552억~7,460억원에 달한다는 것. 방문객 1인당 소비지출에 관광소비지출 승수를 감안한 규모다. 수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요즘 정동진 해돋이 축제의 인기를 감안하면 그리 과장된 것 같지 않다.

정동진 외에도 울산의 간절곶과 포항의 호미곶은 해맞이 명소로 유명하다. 연말이 되면 명소가 위치한 지자체는 ‘해 뜨는 시간’을 두고 홍보전을 펼친다. ‘새해 첫날 일출이 가장 빠른 곳’ ‘한반도에서 연중 평균적으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지역’이라는 식이다. 이런 경쟁의 속내는 더 많은 관광객 유치다. 일출(日出) 특수를 잡아 새해 벽두부터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노력이 숨어 있다.



통계를 보면 해맞이 행사는 많이 남는 장사다. 투입 예산 대비 거두는 수익이 짭짤하다. 각 지자체가 행사에 들이는 예산은 1억원에서 4억원 정도인데 관광객 유입으로 거두는 직접 경제 효과만 명소의 경우 최대 5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에 지역 호감도 상승, 도시 브랜드 제고 등 부수 효과까지 상당하니 지자체로서는 놓칠 수 없는 행사임이 분명하다. 그런 영향인지 현재 해맞이 행사를 여는 곳은 전국적으로 150여곳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는 해맞이 특수를 포기해야 할 처지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다 독감까지 유행하는 탓이다. 이미 상당수 지자체는 AI·독감 확산을 우려해 해넘이·해맞이 행사를 접었다. 간절곶과 호미곶도 마찬가지다. 막대한 경제 효과를 놓친 해당 지자체 입장에서는 허탈할 듯싶다. 이 와중에 강릉·동해·속초·삼척시 등 강원도 6개 지역은 해맞이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소식이다. ‘영동 지역은 AI와 별다른 관계가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지만 경제적인 선택을 한 듯하다. 연유야 어떻든 동해안 해맞이를 고대해온 관광객들에게는 그나마 다행이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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