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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술수출 해지…'한미신화' 흔들리나

5조짜리 당뇨치료제 계약중

사노피, 일부 핵심기술 반환

한미, 계약금 2,500억 돌려줘야

단계별 기술료도 22% 삭감





‘한미약품(128940) 신화’가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지난 9월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표적항암신약 수출 계약이 해지된 데 이어 이번에는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수출한 당뇨병 신약 기술인 ‘퀀텀 프로젝트’ 중 일부가 해지됐기 때문이다. 한미 측은 급변하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트렌드에 맞춘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핵심 기술이 반환됐다는 점에서 프로젝트 전체가 좌초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사노피와 체결한 퀀텀 프로젝트의 기술수출 계약을 일부 변경했다고 29일 밝혔다.

퀀텀 프로젝트는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지속형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 등 3개 신약 후보물질로 구성됐다. 계약 변경에 따라 한미는 지속형 인슐린 치료제를 반환받는다. ‘GLP-1 계열의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은 깎이고 개발비용 일부를 한미가 부담한다. 또 인슐린과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결합한 ‘콤보’는 다시 한미가 기술개발을 맡기로 했다. 이로써 한미는 당초 받았던 계약금의 절반 수준인 1억9,600만유로(약 2,500억원)를 사노피에 반환해야 하며 마일스톤도 기존 35억유로에서 27억2,000만유로로 22%나 줄게 됐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와 맺은 기술수출 총액 9조원가량의 절반이 넘는 5조원에 이른다.

당뇨병은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몸 안의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그동안 인슐린을 직접 투여해 치료했는데 일부 부작용이 있어 인슐린 대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GLP-1을 사용하는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 한미는 하루 세 번이나 맞아야 하는 인슐린 주사를 주 1회에서 최장 월 1회로 늘려 환자 편의를 돕는 ‘랩스커버리’ 기술을 더했다. 사노피 수출 계약도 인슐린에 랩스커버리를 접목하거나 GLP-1 계열 물질에 신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콤보는 랩스커버리 기술을 바탕으로 인슐린과 GLP-1 계열 물질을 혼합했다. 이 중 인슐린의 투여간격을 늘린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의 계약이 이번에 깨진 것이다.



한미약품의 한 관계자는 “인슐린 제제의 시장 상황과 개발 가능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사노피와 이같이 합의했다”며 “사노피가 상업화에 근접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에 집중하고 한미약품은 주 1회 인슐린 콤보 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슐린 경쟁제품이 다수 등장하는데다 당뇨병 치료제의 흐름이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제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에 반납된 기술이 세 개 중 하나라고 하지만 사실 반납된 1회 제형 인슐린이 전체 기술의 핵심”이라며 “이 기술이 없으면 콤보 기술도 당연히 반납된 것으로 사노피와의 계약은 계약금 2,500억원 받고 다 깨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단언했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도 “랩스커버리 기술의 효능이 생각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은 두 가지도 하나는 한미가 기술개발을 더 하고 다른 하나는 개발비를 대도록 조건이 바뀐 것은 사노피의 신뢰가 낮아졌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지속형 인슐린은 투약 횟수를 줄였다는 장점에도 최근 저가의 인슐린이 개발되면서 제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다른 계약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얀센에 계약금 1억500만달러를 포함해 최대 9억1,500만달러 규모의 ‘JNJ-64565111(한미약품 신약명 HM12525A)’을 기술수출했다. 여기에도 랩스커버리 기술이 들어갔다. 얀센도 사노피와 마찬가지로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 환자 모집을 일시적으로 유예한 바 있어 얀센과의 계약도 해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영필·김경미·양철민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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