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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2년 연속 최대 실적 이끈 효성의 '형제경영'…부친의 '기술경영' 꽃 피운다

효성 '3세 시대' 개막…조현준·조현상 형제 승진

조현준, 中 등 공격 투자 '스판덱스' 글로벌 독주 이끌어

3년간 적자였던 중공업도 신사업 늘려 흑자전환 지휘

조현상은 車자재·탄소섬유 등 그룹 신성장동력 맡을 듯

지난해 8월25일 서울시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창립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조현준(오른쪽) 당시 효성 정보통신PG장(사장)과 조현상 산업자재PG장(부사장)이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효성그룹이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인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장남과 3남인 조현준 회장, 조현상 사장의 형제경영이 본격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현준·현상 형제는 이미 수년간 주력 사업을 챙기며 콤비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재계는 이들이 중공업·화학 등 효성의 신사업을 성장 궤도에 올리면서 불협화음 없는 형제 경영 행보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올해 정기인사를 통해 대표이사직에 취임하지는 않았지만 등기이사이자 섬유PG장 겸 정보통신PG장으로서 일찍부터 대표에 버금가는 책임경영을 맡아왔다. 전 세계를 누비며 거래처를 만나고 국내외 사업장을 돌봐 온 조현상 사장은 산업자재PG장 겸 화학PG 최고마케팅책임자(CMO)에서 전략본부장으로 발령받아 형을 더욱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은 내년 혹은 내후년께 대표이사직을 물려받으며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고령의 나이와 건강악화, 잇따른 검찰 수사에도 자리를 지켜왔던 조석래 회장이 두 아들에게 경영권을 내주고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은 이미 현준·현상 형제가 보여준 경영수완을 인정한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효성은 지난해 매출 12조4,585억원, 영업이익 9,502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효성의 올해 매출은 11조원대로 소폭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사상 첫 1조원대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3년 4,859억원을 기록한 지 2년 만에 2배 넘게 뛴 수준이다.

형제는 국내외 네트워크도 잘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현준 회장은 미국 명문 세인트폴스고등학교로 유학을 떠난 후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일본 게이오대 법학대학원 정치학부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또 효성에 입사하기 전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모건스탠리에서 근무했고 영어·일본어·이탈리아어에 능숙해 미국과 일본·중국 등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상 사장 역시 지난 2007년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차세대 글로벌리더(YGL)’로 선정돼 다보스포럼의 어젠다 선정 작업에 참여할 정도로 글로벌 인맥이 넓다.

관심은 경영 전면에 나선 두 형제가 우선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지다. 조현준 회장은 1997년 효성 전략본부 부장으로 입사한 후 스판덱스 등 효성의 기존 주력 사업을 담당해 성과를 보였다. 중국 시장을 효성의 주요 생산기지로 만드는 데도 앞장서왔다. 그가 2007년부터 맡아온 섬유PG는 현재 효성 그룹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할 만큼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스판덱스 부문은 2010년 세계 1위로 올라선 후 올해 점유율 32%로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 조현준 회장은 2014년부터는 중공업 부문의 경영에 본격 참여해 3년간 적자 추세였던 해당 부문을 흑자 전환하는 데도 성공했다.

조현상 사장은 차량용 자재와 탄소섬유처럼 효성이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사업을 이끌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조 사장은 1998년 효성에 입사한 후 산업자재PG장 겸 전략본부 임원으로 효성의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그는 2006년 세계적 타이어 업체인 미국 굿이어사에 타이어코드를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주도했고 북미와 남미·유럽에 있는 굿이어의 타이어코드 공장 4곳을 인수하는 업계 최대 규모의 인수계약도 성사시켰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형제가 향후 사업을 분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조현준 회장은 ㈜효성의 지분 13.8%를 보유해 최대 주주 자리를 굳혔으며 조현상은 12.2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현준 회장이 전반적 경영을 책임지고 조현상 사장에는 탄소섬유, 수입차 판매 같은 사업을 적극 밀어주면서 조현상 사장이 조현준 회장의 자리를 물려받거나 계열사를 분리해 독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준·현상 형제는 당분간 안정적 형제 경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불씨는 있다. 바로 조석래 회장의 차남 조현문 변호사다. 조 변호사가 조현준 회장을 비리 혐의로 고발한 이른바 ‘형제의 난’과 앞서 2013년 국세청 고발에 따른 검찰 수사 등 법률적 분쟁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가 그룹의 순항을 이어갈 결정적 열쇠가 될 수 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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