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요리를 꼽으라면 스시와 라멘, 그리고 우동을 빼놓을 수 없다.
기자는 일본 여행을 6번 다녀왔는데, 그 때 마다 라멘이나 우동을 한 두번 정도는 먹어보았던 것 같다.
5년전 다녀 온 쓰시마에서는 우동 만들기 체험을 했었고, 최근 다녀온 홋카이도에서도 우동과 라멘을 한 차례씩 맛봤다.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라지만 라멘과 우동의 맛은 아무래도 본고장 일본이 우리나라 보다 낫다. 특히 우동의 경우, 면발과 국물의 완성도는 일본의 레시피가 앞서는게 사실이다.
우리나라에도 일본 우동의 맛을 낸 대형 프랜차이즈가 몇 개 있고,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소바, 우동집이 많이 있지만 ‘이 집이 최고다’라고 추천할 만한 집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이 번에는 비교적 일본 우동 맛에 근접한 우동집을 소개하려고 한다.
대치동 우동집 ‘마초야’는 개인이 운영하는 우동집중 한 곳이다. 강남 대치동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집은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다.
이 집 주인은 두 명의 젊은 청년 조중석(36)씨와 마주희(32)씨다. 조씨는 대학원 졸업후 대기업에서 근무 하다 때려 치우고 일본으로 갔고, 마씨도 2008년 이자카야에서 일본요리를 배운 다음 돌아와 함께 우동집을 차렸다.
두 사람은 일식조리를 배운 후 우동의 본고장 다카마쓰(高松)의 사누키(?岐:지금의 카가와현)지방을 찾아 갔다.
마주희씨는 “전국의 우동 마니아들이 몰려드는 카가와현(縣)은 일본에서 소비하는 전체 밀가루중 80%를 소비하는 탓에 ‘우동’현(縣)으로 불린다”며 “한국에 우동집을 내기 위해 이 곳의 800개에 이르는 우동 집들 중에서도 소문난 맛집 20여 곳을 찾아 다니며 입맛을 익혔다”고 말했다.
그래선지 대치동 마초야의 우동 맛은 일본 정통 풍미에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한국인들의 입맛을 거스르지 않는다.
마씨는 “일본의 대표음식은 뭐니뭐니 해도 우동인데 일본 사람들은 국물 보다 면발을 중시한다”며“반면 우리 나라에서는 면발 보다 국물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두 가지 요소를 절충하기 위해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식당에서 직접 면발을 만들어 사용한다. 제면 방법을 일본에서 배워 왔고, 기계도 들여 왔다. 조씨는 “국내에서 면을 직접 뽑는 우동 집은 50곳 밖에 안된다”며 “직접 면발을 뽑아야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동 맛은 일본에서도 가게 마다 제각각인데 그 이유는 멸치 혹은 가쓰오부시로 우려 내는 국물의 맛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이 집에서는 가쓰오부시(가다랑어), 케즈리부시(정어리, 고등어,눈퉁멸,물치다래를 훈연시킨 것)를 제외한 모든 원료를 한국산만 고집하고 있다. 가쓰오부시와 케즈리부시도 후쿠시마에서 멀리 떨어진 교토지역에서 수입해 오고 있다.
이 집의 메뉴는 모두 12개인데 그중 가장 많이 나가는 것이 새우튀김우동과 붓카케(냉)우동이다. 마씨는 “그 중에서도 소스를 부어서 비벼 먹는 냉우동인 붓다케 우동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면이 퍼지지 않고 쫄깃해서 맛이 좋다”고 말했다.
우동 외에 안주로 먹을 만한 메뉴는 치즈고로케와 새우튀김, 닭튀김 등이 있다. 가격은 단품이 7,000원, 정식이 1만2,000원선으로 부담없다. /우현석 객원기자 hnskw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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