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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공정한 언론에 돌을 던지는 자 누구인가

“YTN, MBC 해직언론인들의 이야기가 아닌 대한민국 언론이 해고당한 사건입니다. 현업 언론인들 누군가가 혹시나 자기검열을 했다면 징계당한 분입니다. ”뉴스 큐레이션 앱 ‘일파만파’ 대표 노종면

/사진=인디플러그




/사진=인디플러그


이제 더 이상 ‘기레기’란 용어가 낯설지 않다. 기자를 조롱하며 언론을 믿지 못하게 된 국민, 국민의 신뢰를 철저하게 배반한 부패한 언론의 모습은 그렇게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아니 ‘과연 참된 언론이 살아있을까?’라고 실소를 흘리거나 반문하는 이들이 더 많을지 모른다.

지난 3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7년-그들이 없는 언론’(감독 김진혁)은 대한민국 언론 전체가 흔들리게 된 ‘거짓 탈’의 진원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은 YTN과 MBC에서 정권에 의해 진행된 언론장악의 실태와 그로 인해 붕괴된 저널리즘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2008년 10월,YTN은 정부가 정한 낙하산 사장(구본홍 전 YTN 사장) 반대와 공정방송 쟁취 투쟁을 했다는 이유로 6명의 언론인 권석재·노종면·우장균·정유신·조승호·현덕수 기자를 해고했다. 방송사의 기자 대량 해고는 1992년 MBC 방송민주화운동 이후 16년만에 발생한 대대적인 사건이었다.

MBC는 2010년 MB정부의 낙하산 김재철 사장 선임에 맞서다 증거도 이유도 없이 해고된 최승호 PD, 박성제·이용마 기자 등의 이야기로 수차례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또한 박성호 기자는 같은 해 해고되었다가 재심에서 정직 6개월로 처분이 바뀐 뒤 MBC로 돌아갔지만 다시 해고당하면서 이중 해고라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겪었다.

/사진=인디플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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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이번 영화가 그저 ‘정부의 낙하산 사장으로부터 지켜내려고 맞선 해직언론인들의 이야기’라고 정의 내릴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언론인이라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상식적인 소명’을 지키고자 했던 이들이 진짜 가고자 하는 길을 비추고 있다. 악의 조정자가 돌을 던지고, 벼랑으로 내몰지라도 그들이 가고자 하는 길은 명확했다. 가서는 안 될 길을 절대 곁눈질 하지 않았고, 온 몸의 화살을 막아내며 직진했다는 것 만으로도 힘든 일임을 알기에 눈시울이 잠시 뜨거워졌다.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이란 긴 제목 역시 그들이 걸어가고자 하는 ‘길’을 의연히 담아내고 있다. 표면적인 의미는 ‘해직 언론인들이 현장에서 사라진 7년’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언론의 생명인 ‘공정성’이 자취를 감춰 언론이라 부르기도 낯 부끄러운 세월의 민낯을 의미한다. 현덕수 뉴스타파 기자는 “이 영화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7년간의 기록”이라고 전했다. 결국 언론인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세상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이다.



기자간담회 장에 참석한 YTN 해직 기자 조승호씨의 한마디가 시사하는 바는 컸다. 당시 노조집행부의 선두에 서지 않았던 그는 “두 사람이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해서 꼭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건 아니다.” 며 “노조집행부쪽(길을) 따른 게 아닌, 노조집행부쪽 생각과 같아 그렇게 행동했는데, 결과적으로 같은 행동을 한 것이었다”며 회상했다.

이어 “낙하산 사장이 와도 기자만 잘하면 된다 ”고 생각했던 게 섣부른 판단이었음을 인정했다. “장광의 물결이 굽이치는 가운데 상류로 올라가려 애쓰지만 급물결에 힘이 부칠 때가 있지 않나. ‘나만 노력하면 된다’ 는 그 말이 과연 해결책인가? 물결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사진=인디플러그


권력이 진실을 삼키고, 불안이 미래를 잠식할 때, 언론은 흔들리고 대한민국 역시 휘청거리게 된다. 이는 세월호의 진실과 함께 침몰했던 부끄러운 언론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세월호 침몰 사고 때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낸 것 역시 이 같은 불안감 때문에 발생했다.”고 말한 MBC 전 PD이자 현재 뉴스타파 앵커 최승호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이고, 공영 방송은 국민의 재산이다. 제대로 된 방송을 해야 한다. ”고 말했다.

촛불집회가 대통령의 탄핵이 목적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바로잡자는 게 목적이듯이,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영화가 만들어진 이유 역시 ‘복직’이 아닌 ‘공정 방송’이라는 본질을 쟁취하기 위함이다.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이 겪어온 아픔과 거짓으로 무장한 권력자들의 모습은 이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낸다. 그렇기에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면 국민들은 빛 속에서 살 것이고, 언론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면 국민들은 어둠 속에서 살 것이다’ 는 영화의 메시지가 많은 국민들에게 닿을 수 있었으면 한다.

이명박근혜정부의 해직언론인 양산 비화 다큐멘터리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은 1월 12일 개봉 예정이다 .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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