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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지급결제시장의 전략적 변곡점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앤드루 그로브 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저서 ‘편집증 환자만 살아남는다(Only the Paranoid Survive)’에서 전략적 변곡점에 대해 언급했다. 전략적 변곡점은 기존의 사업을 영위하는 방법과 경쟁 형태가 낡은 방식에서 새로운 것으로 바뀔 때를 의미한다. 기존 방식이 변곡점을 지나면 점차 쇠퇴하고 퇴출되기 때문에 변곡점에 대한 인식은 기업의 생존에서 매우 중요하다.

지급결제시장에서도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략적 변곡점은 모습을 바꿔가며 나타나고 있다.

첫 번째 변곡점은 물물교환의 탄생이다. 지급결제라는 것은 물품 및 용역의 구매와 판매에서 교환의 매개체로 교환을 도와주는 수단이며 행위이다. 교환이라는 의미에서 최초의 지급결제 방식은 물물교환이다. 기존의 자급자족 시대를 탈피해 탄생한 물물교환은 기원전 9000년경 인류가 생각해낸 최초의 교환 수단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물물교환은 운송, 보관, 거래상대방 탐색의 어려움 등으로 쇠퇴하게 된다.

두 번째 변곡점은 동전과 종이 화폐의 탄생이다. 최초의 동전은 기원전 600년경 발견됐고 이후 종이 화폐는 11세기 무렵 중국에서 사용됐다. 동전과 종이 화폐는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획기적인 교환 수단이 됐다. 상업과 국제무역을 발달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금융시장 발전의 초석이 됐다. 하지만 동전과 종이 화폐도 운송, 보관, 높은 주조비용의 문제와 신용 공여가 가능한 지급결제 서비스 수단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세 번째 변곡점은 신용카드의 출현이다. 1950년 프랭크 맥나마라에 의해 최초의 신용카드인 다이너스클럽카드가 출시됐다. 현재 전 세계 카드결제 규모는 지난 2015년 기준 약 30조달러에 달한다. 신용카드는 카드고객과 가맹점 간 지급결제에 카드사의 신용보증이 제공되는 편리하고 혁신적인 지급결제 수단이다. 신용카드의 출현은 동전과 종이 화폐의 사용을 감소시켜왔고 부수적으로 결제 편의성 향상, 지하경제 축소, 세수 투명화 등의 사회적 후생을 높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 상거래와 스마트폰의 발달로 지급결제 수단으로 실물 카드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생체정보인 지문·홍채·정맥 등을 이용한 지급결제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고 스마트폰 기능을 활용한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페이팔·알리페이, 국내에서는 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페이코 등이 출시됐다. 또 블록체인 기술의 출현으로 비트코인이 하나의 화폐로 인정되는 세상이 도래했다.

현재 지급결제시장은 네 번째 변곡점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카드사가 지급결제시장의 주도권을 가지고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향후 핀테크 기업, 통신사, 정보기술(IT) 제조업체, 제3결제 서비스 업체 등이 새로운 변곡점의 주인이 되기 위해 지급결제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새로운 변곡점에서는 기존의 사업 영위 방법과 경쟁 형태가 완전히 변할 것이다. 따라서 생존을 위해 카드사는 전략적 변곡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새로운 결제기술에 대한 투자와 개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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