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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불확실성 시대의 리더십

이연선 경제정책부 차장





미래를 내다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경제전망은 더욱 그렇다. 최근 대내외 환경이 워낙 변덕스럽다 보니 정확도와 신뢰가 한꺼번에 흔들리고 있다. 전망이 더 이상 현실을 담지 못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오는 13일 경제전망 발표를 앞둔 한국은행도 크게 다르지 않다. 1년 전 한은은 2017년 성장률을 3.2%로 예상한 뒤 3.0%(4월), 2.9%(7월), 2.8%(10월)까지 내렸다. 이번에 움직여도 3개월 뒤에는 또 바꿀 수 있는 숫자다 보니 틀려도 부담이 없다. 비판하면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면 그만이다. 움직이는 과녁을 맞히기는 힘드니까.

기업은 다르다. 전망이 틀리면 전략이 틀리고 전략이 어긋나면 실적은 망가지고 회사의 존립이 흔들린다. 전망이 자주 바뀐다는 것은 불확실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기업을 이끄는 사장들 입장에서는 피가 마를 수밖에 없다.



기업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지면서 목표를 정한 뒤 일사불란한 실행력을 발휘해 1등을 성취하는 경영방식은 구식이 돼버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은 따라잡기 버겁게 빠른 속도로 스며들고 있다. 선진국을 ‘추격’하던 경제에서는 벤치마킹이라는 편리한 사다리가 있었지만 방사형의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뻗은 기회를 먼저 잡는 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의 시대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글로벌 기업들의 대응 방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전통 제조기업의 대명사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임직원의 핵심 자질에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력(deliver results in an uncertain world)’을 새로 넣었다. 전망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 속도가 빠르다면 불확실성 자체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라는 주문이다. 구글은 분기 실적이 나오는 90일마다 우선순위를 다시 정리해서 이를 반영해 조직을 없애고 만들 정도로 역동적이다. 예산을 짤 때 지난해 내용을 기본 틀로 정한 뒤 바뀌는 부분을 어렵게 설득해야 간신히 반영할 수 있는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상상하기 힘든 접근법이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는 기업·정부의 조직뿐 아니라 리더십의 변화도 요구한다. 서울경제신문의 신년기획 시리즈 ‘리더십 4.0시대’에서 새로운 리더십의 키워드는 ‘혁신’과 ‘소통’으로 꼽혔다. 한 방향을 설정하고 나를 따르라는 식의 리더십은 더 이상 맞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급속한 변화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리더는 권위를 내려놓는 대신 눈과 귀를 열어 소통하는 방법부터 공부해야 할 것이다. blueda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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